440. 행복의 공식(The Science of Happiness), 슈테판 클라인, 웅진 지식하우스, 2006
행복이란 어떤 느낌인가?
"마치 오후의 태양 한조각을 삼킨 것처럼" 황홀하다. - 케서린 맨스필드 Katherine Mansfield
오늘날 우울증에 시달리는 젊은 사람들이 10년 전보다 3배나 높은 상황.......
어쩌면 우울증은 21세기의 페스트가 될지도 모른다.
1967년 샌프란시스코의 한 젊은이는 원시종족을 찾아 길을 떠났다. 폴 에크먼 Paul Ekman
에크먼에 따르면 인간의 얼굴에는 42개의 근육이 표정을 만들어 낸다. 그는 이 근육들의 움직임에 번호를 매겼다. 예를들어 '9'는 코를 찡그리는 것을, '15'는 양 입술을 꼭 다무는 것을 말한다. 이제 연구자들은 가장 거칠게 찡그리는 얼굴까지도 컴퓨터로 포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에크먼은 모두 19가지의 서로 다른 모양의 미소를 발견했다. 그 중 18가지는 진짜가 아니지만 그럼에도 우리에게 대단히 유용한 것들이다. 그것들은 우리가 타인에게 자신의 감정을 완전히 드러내고 싶지 않을 때, 일종의 가면으로 사용된다. 난감한 유머를 듣고 난 후 아주 난처해진 상태에서 예의상 짓게되는 미소가 있는가 하면, 공포를감추기 위해 짓는 미소도 있고, 악한 일을 도모하면서 진심을 숨기기 위해 짓는 선한 미소도 있다. 그 모든 경우에 광대뼈의 큰 근육이 움직인다. 이 근육은 광대뼈에서 큰 근육이 움직인다. 이 근육은 광대뼈에서 윗입술에 이르기까지 펼쳐져 있으며 입술 끝을 위로 끌어당긴다. 그러나 매번 얼굴에 있는 각각의 근육이 일종의 오케스트라를 이루어 상이한 유형들의 가짜 미소를 만들어 낸다. 이 신호들이 없다면 인간관계는 거의 작공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들은 기쁨과 거의 관계없는 것들이다.
단 한가지 미소만이 진짜이다. 입술 끋이 위로 당겨질 뿐 아니라 두 눈이 약간 모아질 때, 그리하여 눈가에 주름이 나타나고 두 빰의 상반부가 들려질 때 얼굴은 행복한 상태를 나타낸다. 이때 눈 가의 괄약근이라 불리는 안륜근(표정근)이 수축된다. 에크먼은 이것을 프랑스의 심리학자 기욤 뒤센(Guillaume Duchenne)을 기리기 위해 '뒤센의 미소'라고 불렀다. 뒤센은 1862년 처음으로 눈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이 근육을 연구한 학자였다. 당시 이 근육은 무스쿨루스 오르비쿨라리스 오쿨리(Musculus orbicularis oculi)라는 라틴어 이름으로 불리고 있었다.
뇌는 유기체가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감시하는 두 개의 체계를 갖고 있는 셈이다. 즉 신경조직을 통해서는 전기신호가 전달되고, 호르몬을 통해서는 화학신호가 전달된다. 뇌는 뇌하수체에서 직접 호르몬을 생산해 혈관으로 내보낼 수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뇌의 회로들은 신경들을 거치지 않고서는 직접적으로 신체기관들과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많은 신체기관들, 예컨대 성기관이나 신장은 이러한 화학적 방식을 통해 뇌와 소통한다.
"심장은 이성이 알지 못하는 이유를 알고 있다." - 파스칼(프랑스 철학자)
부정적인 것에 끌리는 이러한 본질적 특성은 생물학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신경심리학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즐거운 사진과 슬픈 사진들을 보여 주었을 때, 참가자들은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슬픈 사진들에 더 강한 반응을 보인다. 우리는 격렬한 뇌파의 흐름에서 이것을 알아낼 수 있다. 인간은 비극을 선호하는 것이다.
예의없는 운전자에게 화를 내지마라.
아주 기뻐하는 사람의 얼굴에서 웃음이 남긴 잔주름을 많이 볼 수 있듯이, 감정 역시 뇌에 그 흔적을 남긴다. 우리가 반복해서 체험하는 기쁨이나 슬픔 같은 감정의 효과란 산 허리를 타고 흘러내리는 물방울의 효과와 비슷하다. 각각의 물방울은 금방 사라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물방울들은 모여서 물길을 만들고, 그 다음 강의 흐름을 형성하다가 결국에는 골짜기를 만든다. 명랑함은 습관이 될 수 있다.
자신의 육체적 느낌을 감지하고 조절하며 예견할 수 있는 사람은 현명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행복의 감정은 우연이 아니라 올바른 생각과 행동의 결과이다. 현대 신경학과 고대 철학 그리고 원인과 결과의 엄격한 원칙을 믿는 불교는 이 점에서 의견이 일치한다.
서양인들은 종종 올바를 선택을 강조하는 사고방식에 익숙해져 있다. 살면서 마주치게 되는 갈림길에서 올바르게 행동을 하면 많은 것들이 자연히 좋은 쪽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한다. 반대로 불교의 전통과 고대철학이 전통에서 중요한 것은 좋은 습관들의 내면화이다. 이 좋은 습관들이 정신을 형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제일 먼저 환경을 바꾸는데 주의를 기울일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바꾸는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러면 다른 모든 것은 저절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즉 행복할 준비가 되어있는 정신이 있어서 자동적으로 우리를 즐겁게 할 환경들을 선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감정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반복적으로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행복한 감정 역시 반복적인 학습을 통해 만들어진다.
뇌 연구자 볼프람 슐츠(Wolfram Schultz)는 스위스 프리부르 대학 연구실에서 원숭이의 뇌에 있는 몇몇 특정한 세포를 관찰하여 도파민(쾌락의 물질)이 어떻게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내고자 했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그는 파킨슨 병에 대한 열쇠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파킨슨 병을 앓는 환자들의 경우에는 도파인 호르몬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근육을 더 이상 자유자재로 움직이지 못한다. 슐츠는 원숭이들이 움직이기 위해서는 흑질에서 생성되는 도파민-뉴런들이 활발하게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그가 관찰한 뉴런들은 움직임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게 분명했다.
실험결과는 실망스러웠지만 그래도 실험에 동참해준 원숭이들에게 노력의 대가는 지불해야 했다. 그래서 슐츠의 동료 하나가 사과 몇 조각을 우리 속에 넣어 주었다. 그러자 갑자기 뉴런들이 미친듯이 튀어오르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 사실을 전혀 믿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 슐츠는 전한다.
나중에 밝혀졌지만 바로 이 회로가 인간의 경우에도 미래의 것에 대한 기대와 기쁨을 책임진다(슐츠와 그의 동료가 발견한 것은 예기치 않은 사건을 담당하는 어떤 회로였다)
슐츠와 그의 동료들은 이 뉴런들을 정밀히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 뉴런들이 실제로 어떤 보상이 기대되는 경우에만 작동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의 그 다음 단계에서 실험동물들은 앞으로 먹게될 식사를 기다리도록 훈련되었다. 연구자들은 사과를 주기 전에 전등불을 깜박였다. 처음에는 달라진게 거의 없었다. 그러나 몇 번 시도하자 뉴런들은 전등불이 깜빡이자마자 튀어올랐다. 하지만 전등불이 깜박이고 몇분 지난 뒤 연구자들이 예견된 과일을 들고 다가갔을 때 뉴런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따라서 이 뉴런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게끔 자극한 것은 다가올 것에 대한 기대였지 먹을 것 그 자체는 아니었던 것이다.
나는 뇌의 이 메카니즘을 '기대쳬계'라고 부를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기대속에 최고의 쾌락이 눟여있다고들 말해왔는데, 이것은 맞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기대 속에 약속된 보상 그 자체에 대해서는 별다를 흥분을 보이지 않는다. 월급을 올려주겠다는 약속을 받은 회사원은 기뻐한다. 그러나 막상 오른 월급이 자신의 계좌에 착실하게 입금될 때 그의 기쁨은 그다지 크지않다. 원숭이의 경우도 이와 비슷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만일 예상한 것이 기대 이상으로 실현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연구자들이 불빛 신호를 준 다음 평소처럼 사과를 들고 가는 대신 건포도를 들고 갔을 때, 이 맛난 음식을 보자마자 원숭이들의 뉴런들이 격렬하게 튀어올랐다. 이 예기치 않은 놀라움이 즐거운 흥분을 야기시킨 모양이었다. 그러나 동일한 일이 몇 번 반복되자 이 충격은 더 이상 효과를 내지 못했다. 이제 동물들은 더 나은 식사에 길들여진 것이다. 매일 저녁 샴페인을 마실 수 있는 사람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삼페인을 보아도 아무런 감동을 느끼지 않게 된다.
작은 선물에 담긴 현명함.
고대의 극작가들은 공포가 사라지고 안도의 한 숨을 내쉬며 다시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된 이 순간을 '카타르시스'라고 불렀다. 이미 고대인들도 향락은 그 적대적 힘에 의해 지탱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의 삶에서 우정을 지워버리는 사람은 세상에서 태양을 없애버리는 것이다. - 키케로, 로마의 정치가
무엇보다도 영혼 때문에 몸을 단련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 루소 -
머리속에 남는 것은 마지막 인상이다. 기억은 최고의 원칙에 따라 작용한다. 파티의 즐거움을 오래 간직하고 싶다면 '즐거울 때 떠나라'
행복을 비교하지마라. 나보다 못한 사람을 보며, 만족하는 사람은 마땅히 누려야 할 행복을 찾지 못하고, 나보다 잘 난 사람을 보며 질투에 빠져 항상 불만족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행복의 일기를 써라. 내가 느낀 행복을 다시한번 떠 올릴 때, 그 찰나의 순간은 머리 속에 영원히 아름다운 감정으로 남는다.
그대 행복을 향해 달려보지
그러나 너무 빨리는 말고!
모든 사람이 행복을 향해 달리지만
행복은 그 뒤에서 따라오고 있네.
<서푼짜리 오페라, 브레히트>
마법의 삼각형(삶에 대한 심리적 만족을 이루는)
시민의식
사회적 균형
자신의 삶에 대한 통제
삶의 만족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타인과 맺는 관계다. 우정과 사랑을 행복과 동일하게 간주하는 것은 결코 과장된 일이 아니다.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선사하는 주의 깊은 관심은 우리 자신의 기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2011. 11. 29 화 현대제철소 당진공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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