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4. 개미 1 , 베르나르 베르베르, 열린책들, 1994
제1부
제1장 일깨우는 자
제2장 아래로 아래로
제3장 세 편의 오딧세이아
제4장 미로의 끝
당신이 다음 네 줄의 글을 읽는 몇 초 동안
- 40명의 사람과 7억 명의 개미가 지구 위에서 태어나고 있다.
- 30명의 사람과 5억 마리의 개미가 지구 위에서 죽어가고 있다.
"저 식물들을 보게나. 저것들은 빛 한줄기, 물 한방울을 차지하려고 서로 경쟁하고 있고 서로 죽일 준비가 되어있지. 잎새 하나가 응달에 들게 되면 식물은 그 잎새를 포기하고 옆에 있는 잎들을 더 키우게 되지. 식물의 세계는 무자비한 세계라네"
저마다 혼자서 제 길을 차장야지. 그러고 나면 답을 찾았을 때의 만족감은 한층 커질거라네.
개미들의 일반적인 철학 <천천히 그러나 항상 앞으로>
호감은 가지만 내가 모르는 사람을 위해 용기를 발휘하기 보다는 싫어도 내가 아는 사람을 위해 비겁자로 처신하는게 더 나을 때가 가끔 있는 법이지요.
<전문화를 가져오는> 모든 돌연변이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것은 사랑의 전문가를 만들어 낸 돌연변이이다. 실제로 일개미들은 생식능력을 갖지 못한채 태어난다. 할 일이 많은 일개미들이 성적인 충동 때문에 한 눈을 파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 생식능력은 모두 생식만을 도맡아 하는 전문가들에게 집중되어 있다. 수개미와 암개미, 다시 말하면, 개미문명의 왕자와 공주만이 생식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보게 조카, 자네 비관하지 말게. 우리 목이 메달리고 멕시코 병사들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이건 어쩌다 맞닥뜨린 인생의 고비일 뿐, 끝은 아니야. 그저 하나의 고비일 뿐이라네. 게다가 이 상황에서 벗어날 방법이 분명히 있다네 」
사람들은 언제나 한결같은 방식으로 생각을 한다. 세계를 언제나 똑 같은 진부한 방식으로 파악하지. 그걸 사진찍는 것에 비유하자면 언제나 광각렌즈 하나만 가지고 사진을 찍는 것과 같지. 그것도 현실의 한 모습이긴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지. 그건 하나의 시각일 뿐이야. 다르게,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야 한다.
모든 것은 접전을 벌이기 전에 결정이 나버리는 것이다......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려있는 법. 승리한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그러면 이기지 못할 것이 없다.
인간이 두려움이나 즐거움이나 분노를 느끼게 되면, 내분비샘에서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그 호르몬은 인간의 몸 내부에만 영향을 끼친다. 호르몬은 외부와 교류하지 않고, 몸 안에서만 순환한다. 지금 어떤 사람이 어떤 감정을 느껴서, 심장박동이 빨라지려 하거나, 땀이 나려하거나, 얼굴을 찡그리려 하거나, 소리를 치려하거나, 울려고 한다고 치자. 그런 것은 그 사람의 일일 뿐. 다른 사람은 그를 덤덤하게 바라볼 것이다. 때에 따라서는 연민의 눈길로 바라보기도 할 터이지만 그것은 그들의 이성이 그렇게 판단했기 때문이다.
개미가 두려움이나 분노를 느끼게 되면, 호르몬이 몸 내부에서 순환할 뿐 아니라, 몸 바깥으로 나가 다른 개미의 몸 안으로 들어간다. 몸 밖으로 나가는 호르몬이 이른바 페로-호르몬 또는 페로몬이다.
고아원에는 진짜 고아들 말고도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들이나 부모학대를 피해 보호되는 이들도 많이 있었다. 제가 난 새끼들을 버리고 학대하는 동물은 별로 없는데, 인간은 사실 그런 희귀종 중에 하나인 것이다.
자연의 힘은 다양성 속에 있다. 자연 속에는 선한자, 악한자, 미치광이, 절망에 빠진 자, 팔팔한 자, 병자, 곱추, 언청이, 쾌활한 자, 슬픔에 빠진 자, 영리한 자, 어리석은 자, 이기주의자, 도량이 넓은 자, 큰 것, 작은 것, 까만 것, 노란 것, 빨간 것, 흰 것 등등이 다 있어야 한다. 갖가지 종교, 갖가지 철학, 갖가지 광신, 갖가지 지혜를 가진 자들이 다 있어야 한다. 다양한 것들 중에서 어느 한 종류가 다른 종류 때문에 소멸당하는 것, 위험이라면 오직 그것 뿐이다.
대개 1500마리의 암개미가 날아오르면, 그 중에서 열마리 정도만 무사히 땅에 닿는다...... 그 중 자신의 도시를 건설하고 여왕이 되는 개미는 네 마리 정도일 것이다.
인간의 뇌는 600억 개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파리보다 더 청결한게 무엇이 있을까? 파리는 끊임없이 제 몸을 씻는다. 그것은 다른 개체에 대한 의무 때문이 아니라 제 스스로에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모든 더듬이와 낱눈들이 티하나 없이 청결하지 않으면, 파리는 멀리 있는 먹이를 발견하지 못할 것이고, 자기를 죽이려고 덮쳐오는 손을 보지 못할 것이다. 곤충의 세계에서 청결은 생존에 꼭 필요한 요건 가운데 하나이다. <에드몽 웰즈,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거미 세계의 철학 <최상의 병법은 적이 제풀에 쓰러질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애벌레로 2년을 살고나면 하루살이는 바로 자기 재생산을 하기위해 암컷을 찾아 떠난다. 자식을 통해 불멸을 누리려는 덧없는 노력이다. 자기에게 주어진 단 하루의 삶을 하루살이는 교미의 상대를 찾는데 바친다. 그래서 하루살이는 먹거나 쉴 생각은 안하고 상대를 가릴 생각도 하지 않는다. 하루살이의 천적은 <시간>이다. 1초, 1초가 하루살이의 적이다. 거미가 무섭다해도 <시간>그 자체에 비하면, 단지 시간을 잠복시키는 요인일 뿐 온전한 의미에서의 적은 아니다.
수십개의 알을 깨고 나올 개미 애벌레들은 나오자마자 저희들의 어미를 잡아먹을 것이다. 그렇듯 거미 세계에서는 은혜라는 것을 모른다.
할머니는 사람의 귀를 찬찬히 살폈다. 인간은 아주 오래된 자기의 과거 모습을 몸 어딘가에 간직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귀는 태아 때의 모습을 보여준다. 귓볼은 머리를, 귓바퀴 테두리는 척추의 모습을 보여준다. 태아때의 야윈 모습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할머니는.
로제타석(石)은 원래 1799년 나폴레옹이 이집트 원정군이 나일강 어귀의 로제타이에서 발견한 비석을 가리키는 말. 훗날 이집트 글자를 해독하는 열쇠가 되었다.
맵시벌 : 살갗에 침을 박아 몸속에 알을 까는 습성. 나중에 그 애벌레들이 몸 안에서 살을 파먹게 된다.
에그레고르, <동아리>의 정신적인 자산. 하나의 냄비에 자기 힘을 쏟아서 각자에게 도움이 되는 스프를 만드는 것과 같지.
개미들은 우리가 여기 있기 1억년 전에도 있었고, 원자폭탄을 견디어 낸 희귀한 유기체를 가운데 하나였다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우리가 지구에서 사라지고 난 1억년 후에도 틀림없이 여기에 남아 있을 것이다. 3백만년에 걸친 우리의 역사는 그들의 역사에 비하면 하나의 사건에 지나지 않는다. 만일 어느날 외계인들이 우리의 행성에 도착한다면, 그들은 겉모습에 속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틀림없이 개미들과 대화하려고 할 것이다.
2011. 12. 1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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