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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6. 운동화 신은 뇌(뇌를 젊어지게 하는 놀라운 운동의 비결), 존 레이티-에릭 헤이거먼, 녹색지팡이, 2020.

햇살처럼-이명우 2023. 10. 1. 09:02

656. 운동화 신은 뇌(뇌를 젊어지게 하는 놀라운 운동의 비결), 존 레이티-에릭 헤이거먼, 녹색지팡이, 2020.

차례
서문

1. 0교시 체육수업의 놀라운 효과
  성적향상의 비결/ 새로운 체육수업/ 혁명의 전파/ 똑똑한 운동선수/ 평생을 책임지는 체육수업/ 지도자를 따르라/ 건강 이상의 것을 가르치다/ 널리 퍼지는 체육수업

2. 학습 능력을 위해 뇌세포를 키우기
  의사전달 수단/ 공부를 하면 뇌세포가 성장한다/ 뇌건강의 주요변수는 운동/ 풍요로운 환경은 뇌를 바꾼다/ 생물선생의 말은 틀렸다/ 신체와 뇌의 연결/ 두뇌를 위한 운동법

3. 스트레스는 뇌를 부식시킨다.
  면역력을 길러라/ 경보체계/ 초점/ 연료/ 지혜/ 본능에 저항하기/ 경미한 스트레스는 뇌에 좋다/ 스트레스는 뇌를 부식시킨다/ 뇌가 기능을 최고로 발휘할 때/ 몸에 좋으면 마음에도 좋다/ 운동과 일

4. 불안보다 빨리 달리기
  에이미의 불안/ 운동으로 자기 삶을 지켜라/ 운동량에 따른 불안감/ 불안을 키우는 공포의 기억/ 공황장애의 고통/ 불안하면 절대 운동하지 마라?/ 심장과 감정의 연결고리/ 공포를 향해 달리기/ 두려움 보다 빨리 달리기/ 운동, 최고의 반격

5. 우울증에 맞서 운동량 늘리기
  달리기 열풍/ 항우울제와 운동 사이에서/ 약물과 운동의 경쟁/ 최선의 치료법/ 연결의 바탕/ 연결 끊기/ 함정에서 탈출하기/ 우울증에 좋은 운동요법

6. 주의 산만한 삶을 극복하기
  주의력의 혼란/ 집중력을 위한 운동법/  현재에 갇힌 죄수/ 통제사령부, 모두 집중/ 초기 증후/ 운동에 집중하라/ 뇌를 바쁘게 움직여라/ 잭슨에게 일어난 변화들/ 치료에서 주도권을 잡아라.

7. 중독에서 벗어나 나를 되찾기
  좋아하는 것과 원하는 것의 차이/ 재활/ 충동과 싸우고 습관을 떨쳐버리기/ 의존하지 않기/ 마약없이 황홀감 느끼기/ 좋은 습관에 중독되기/ 텅빈 몸뚱이를 채우는 법

8. 운동과 여성의 두뇌 건강
  균형 바로잡기/ 임신부는 운동하지 마라?/ 아기를 잊지 마세요/ 산후 우울증/ 휴식보다 운동/ 몸의 커다란 변화, 폐경/ 통제력 되찾기/ 운동이라는 대체요법/ 여성을 위한 운동요법

9. 현명하게 나이 먹기
  신체의 모든 요소를 통합하기/ 노화, 늦출 수 있다/ 운동이 뇌를 바꾼다/ 정서적인 퇴보/ 치매 공격하기/ 운동의 장점/ 장수비결 1. 현명한 식사 습관/ 장수비결 2. 꾸준한 운동/ 장수비결 3. 끊임없는 정신활동

10. 뇌를 튼튼하게 하는 운동요법
  운동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걷기/ 천천히 달리기/ 빨리 달리기/ 무산소 운동/ 꾸준히 운동하기/ 집단의 힘/ 유연성을 각지

옮긴이의 글
용어풀이

  운동을 하면, 근육이 발달하고 심장과 폐의 기능이 개선되는 것은 부산물에 불과하다. 운동을 하는 진정한 목적은 뇌의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다.

  운동을 하면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의 분비가 늘어난다. 이 신경전달 물질들은 사고와 감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우울증에 걸린다는 정도는 잘 알려져 있다. 심한 스트레스는 십억개에 달하는 신경세포 사이의 연결을 부식시키고, 만성 스트레스는 뇌의 일부분을 오그라들게 한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운동을 하면 신경화학물질과 여러가지 성장인자들이 분비되어 뇌의 파괴과정을 거꾸로 돌리고, 뇌의 회로를 물리적으로 강화한다는 사실 또한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자주 쓰면 자라나고 쓰지 않으면 퇴화한다는 점에서 뇌도 근육과 다를 바 없다. 뇌에 있는 뉴런(뇌세포)들은 각자 몸에서 빠져나온 가지에 붙은 '잎사귀'들을 통해 서로를 연결하는데, 운동을 하면 가지가 자라고, 새로운 꽃봉오리가 생겨나 뇌의 기능이 기초부터 확고하게 강화되는 것이다.

  나는 환자들에게 항상 이 점에 대해 설명해 준다. 왜냐하면 보통 그들은 뇌를 상아탑에서 신비한 명령을 내리는 지휘관 쯤으로 여기며, 외부에서는 전혀 영향을 끼칠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운동은 얼마든지 그 장벽을 뚫고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이 운동이 어떻게 뇌 기능을 향상시키는지를 잘 이해하고 기꺼이 운동을 삶의 일부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의무감으로 마지못해 하는 것이 아니라 즐거운 마음으로 말이다. 하긴 강요해도 소용없기는 하다. 쥐를 대상으로 한 어느 실험결과에 따르면, 강제로 운동하면 효과가 떨어졌으니 말이다. 22.5.30.밤에

  롤러(네이퍼빌, 매디슨 중학교 체육교사)는 오래 달리기에 새로운 측정기를 시험해 보고자, 날씬하긴 하지만 운동에는 전혀 소질이 없는 6학년 여학생을 선정했다. 측정기에 나타난 여학생의 심장박동 기록을 본 롤러는 깜짝 놀랐다. 평균 심장박동수치가 187이 나온 것이다. (220-나이=최대심박수, 220-12=208)
  열두살짜리임을 감안한다면 최대 심장박동수 수치는 대략 209 정도다. 그러므로 여학생은 정말 있는 힘껏 뛰었다는 뜻이다.
  "결승선을 통과할 때 심장박동수치는 207이었어요! 다른 때 같았으면 그 아이에게 가서 '야! 좀 더 빨리 뛰지 못해!'라고 소리를 질렀겠지요. 바로 그 순간이 체육프로그램에 혁신적인 변화를 불러 일으킨 겁니다. 심장박동 측정기가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준 것이지요. 그러자 지금까지 우리가 아이들의 노력을 인정해주지 않아서 많은 아이들이 운동에 흥미를 잃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에서 운동을 제일 잘 하는 아이들도 그 아이만큼 열심히 운동을 하지는 못했을 거예요!!
  롤러는 몸이 빠른 것은 몸이 건강한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롤러는 24세 이상의 성인 중에서 단체 운동경기를 해서 건강을 유지하는 사람은 3퍼센트 미만이라는 통계를 즐겨 인용한다.    
  네이퍼 빌 학생들은 정규 배구장의 크기가 얼마인지 따위의 사소한 문제로 평가받는 대신, 정해진 운동을 하면서 목표한 심장박동 수치를 얼마나 유지했느냐에 따라 평가를 받는다.

  "우리 체육교사들은 뇌세포를 만들어 내지요. 그 속에 내용물을 채워넣는 것은 다른 교사들 몫이고요."

  평생을 책임지는 체육수업, 롤러와 젠타스키, 체육교사
  "저는 학생들에게 체육교사로서 내가 해야 할 일은 그들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알아야 할 모든 사항을 가르쳐 주는 거라고 말합니다. "
  그러면서 젠타스키는 말을 이었다.
  "운동 그 자체야 뭐 그리 재미있겠습니까? 저는 그래서 운동은 일종의 일이라고 설명합니다. 일단 그런 사실을 납득시키고 나면 운동이 주는 혜택들을 설명해 줍니다. 생각을 전환하면 아이들이 교사의 말을 잘 이해하고 자발적으로 따르거든요. 일사분란함을 좋아하는 우리 체육교사들에게는 그 점이 특히 중요합니다. 우리는 구령 한 마디로 아이들을 한 줄로 정렬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는 벌써 몇 년 동안 그렇게 해왔습니다."

  "체질량과 폐활양이 성적과 가장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였는데, 그 관계가 너무 뚜렷해서 오히려 믿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지난 수년간 정신과 상담을 하면서 체육시간의 수치스러운 기억이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는다고 고백하는 환자들을 수 없이 만났다. 그러니까 운동의 순기능 중 하나는 사회적으로 소외를 당해서 정신적인 상처를 받은 사람이 정서적으로 안정을 되찾는데 도움을 주는 것인데 과거의 체육수업은 운동을 못하는  학생들을 소외시킴으로서 상처를 주어왔던 것이다.
  "예전에는 학생들에게 턱걸이를 강제로 시켰어요. 턱걸이를 한 번도 못하는 학생이 65퍼센트나 되는데도 말이에요. 멀쩡한 학생들이 체육시간만 되면 바보가 되었던 거지요."

  네이퍼 빌이나 타이터스 빌의 학생들은 체육시간에 오래달리기를 하면서 다른 수업시간에 학습 능률이 더 높아졌다. 감각이 예민해지고, 집중력이 높아지는 데다가 기분까지 좋아졌다. 더군다나 안절부절 못하거나 긴장하지 않고 학습의욕이 솟구치니 공부가 잘 되지않을 턱이 없다.

  세포 가지들이 연결되는 부분을 시냅스(synapse) 라고 하는데, 바로 여기서 의사소통이 이루어진다. 정확히 말하면 시냅스는 실제로 직접 닿아있지 않지만, 세포간에 의사소통이 일어날 때, 신경과학자들이 '서로 연결한다'고 표현하기 때문에 다소 혼란이 빚어지기도 한다.
  시냅스가 의사전달을 하는 과정은 이렇다. 우선 전기적인 형태의 신호가 축색돌기(세포의 출구에 해당하는 가지)를 따라 간다. 신호가 시냅스에 도달하면 이 신호가 화학적인 형태로 바뀌어 신경전달 물질에 실려서 시냅스 사이를 가로질러 간다. 신호를 싣고 간 신경전달 물질은 수상돌기(세포의 입구에 해당하는 가지)의 끝부분인 수용체에 마치 자물쇠에 열쇠가 들어가듯이 딱 달라붙는다. 그러면 세포막에 있는 이온 통로가 열려서 신호가 다시 전기적인 형태로 바뀐다. 만약 신호를 받는 뉴런에게 전하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아지면 이 신경세포는 자신의 축색돌기를 따라 신호를 보내고, 지금까지 과정이 반복된다.
  뇌에서 이루어지는 신호의 약80%는 글루탐산염과 감마아미노부티르산이라는 두 가지 신경전달 물질에 의해 전달된다. 두 물질은 서로 각자가 뇌에 끼치는 효과의 균형을 잡아준다. 글루탐산염은 활동을 부추겨서 뉴런이 신호를 내보내게 하는 반면, 감마아미노부티르산은 활동의 억제한다.  
  글루탐산염은 서로 의사교환을 해본적이 없는 뉴런간에 신호를 전달할 때 분비량이 증가한다.
  실제로 일을 수행하는 신경전달물질은 글루탐산염이지만 신경과학자들은 조절인자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에 더 관심을 둔다. 조절인자란, 신호를 보내는 과정 및 뇌가 수행하는 모든 것을 조절하는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세로토닌을 말한다. 이것들을 생성하는 뉴런은 천억개 뇌세포 중 단 1퍼센트에 불과하지만 그 영향력은 막대하다. 2022.5.31.아침에  

  노르에피네프린 :
  신경과학자들이 기분을 이해하려고 가장 먼저 연구한 신경전달물질이다. 신호를 증폭시켜서 집중력, 인지력, 의욕, 각성 등에 영향을 준다.

  도파민 :
  일반적으로 학습과 보상(만족감), 집중력, 그리고 행동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이라고 알려져 왔다. 하지만 뇌의 다른 부분에서는 전혀 다른 역할을 맡기도 한다.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의 치료에 쓰이는 리탈린은 도파민을 증가시켜 마음을 진정시키는 기능을 한다.

  세로토닌 :
  뇌 활동을 통제하기 때문에 '뇌의 경찰'이라고도 불리다. 세로토닌은 기분과 충동, 분노 및 공격성에 영향을 끼친다. 항우울제로 쓰이는 플루옥세틴(프로작) 같은 제품이 사용되는데, 지나치게 활동적인 뇌를 진정시켜서 우울증이나 불안증, 강박증 등에 이르지 않도록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정신건강을 위한 약품의 대부분은 이 세 가지 신경전달물질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뇌의 체계는 너무나 복잡하기 때문에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한다고 반드시 의도한 결과만을 가져오지는  않는다. 한 가지 신경전달물질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면 뇌의 다른 부분에서는 그것에 따른 파급효과가 반드시 일어나게 마련이다.
  운동은 신경전달물질의 수치를 늘려주기 때문에 달리기는 항우울제나 신경안전제를 복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다양한 신경전달물질과 신경화학물질이 뇌에서 균형을 잘 이루는데 운동이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뇌의 균형을 잘 유지하면 새로운 인생이 펼쳐진다.

  칼 코트먼, 어바인 캘리포니아 대학의 노화 및 치매연구소장,1995
  "운동이 뇌에 영향을 주지않는다고 가정하고 실험했는데, 실험결과를 보면 운동이 뇌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장기간 노화에 관한 연구결과, 4년 전에 비해 인지능력 감소가 가장 적었던 사람들의 세 가지 특성은 교육, 자기 효능감, 운동 인 것으로 나타났다.

  열악한 환경은 뇌를 수축시킨다. 고양이의 한 쪽 눈을 꿰매고 키워보았는데, 그 결과 고양이의 시각피질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즉, 뇌도 근육과 마찬가지로 쓰지 않으면 그 기능이 상실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환경이 풍요로워지면 시냅스가 새로운 가지(수상돌기)를 만들어 낸다.
  학습이나 운동을 하거나 사교활동을 하여 환경적인 자극을 받으면, 뉴런 간의 연결이 더욱 많이 이루어지게 되고 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신경수초가 두꺼워진다. 뉴런은 이처럼 두꺼워진 신경수초 덕분에 신호를 보다 효율적으로 내보내게 된다.
  오늘 날 우리는 뉴런의 성장에 신경세포성장인자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처럼 시냅스의 구조를 바꿔주면 정보를 처리하는 회로의 용량이 대폭 늘어나게 되는데, 이것은 너무나도 반가운 소식이다. 자신의 두뇌를 바꿀 능력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방법도 간단하다. 그저 운동화끈만 졸라매면 된다.

  뉴런이 처음 생성될 때는 아무런 기능도 없는 줄기세포에 불과하지만 발달과정을 거치면서 자기역할을 찾아낸다. 대부분 뉴런은 자기 역할을 찾지 못하는데 그러면 결국 소멸하고 만다. 새로 생겨난 세포가 기존의 네트워크에 융합하는 데에는 약 28일 정도가 걸린다. 그리고 다른 뉴런과 마찬가지로 헤브가 말하는 소위 '활동 의존적 학습'이라는 개념의 적용을 받는다. 즉 새로 만들어진 뉴런은 사용하지 않으면 소멸하고 만다.
  솔크 연구소의 신경과학자 프레드 게이지는 환경 풍요화 모형을 쥐에게 사용해서 이 개념을 실험해 보았다.
  "처음 실험할 때에는 갖가지 방법을 다 시도해 보았습니다. 별 뾰족한 수가 없었거든요. 놀랍게도 쳇바퀴를 우리 안에 넣어주는 방법이 새로운 세포 생성에 가장 큰 효과가 있었습니다. 문제는 같은 비율의 세포가 죽어서 결국 운동을 하지 않은 쥐와 같아진다는 점이었습니다. 말하자면 달리기 직후에는 뇌세포 숫자가 많아지지만, 새로 생겨난 세포가 살아남아서 기존의 네트워크에 융합하려면 가지(축색돌기)를 뻗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운동을 하면 뉴런이 대량으로 생성되지만, 생성된 뉴런이 살아남게 하려면 풍요한 환경을 만들어 자극을 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2022.6.3.아침에

  나이가 들면 이 세 가지 인자(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세로토닌)와 신경세포 성장인자의 생성이 자연스럽게 줄어들면서 신경 재생도 함께 줄어든다. 하지만 젊어서도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증에 빠지면 마찬가지의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우리에게는 오히려 이 사실이 희망을 준다. 왜냐하면 운동을 함으로써 인자들의 생성을 늘릴 수 있다면 우리가 신체에 대해 주도권을 어느 정도 잡을 수도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성장하느냐 소멸하느냐는 활동을 하느냐 하지않느냐에 달려있다. 신체는 운동을 하도록 설계되었고, 신체가 운동을 하면 결과적으로 뇌도 운동을 하게 된다. 학습과 기억은 우리 선조들이 음식을 찾아다니는데 사용하던 운동기능과 함께 진화해 왔으며, 따라서 뇌의 입장에서는 우리가 움직이지 않으면 뭔가 배울 필요를 전혀 못느낀다.  

  만일 오후에 중요한 브레인스토밍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면 점심시간에 강도 높은 달리기를 해 볼 것을 추천한다.  

  일본의 연구결과, 학습을 위해 두뇌를 최적상태로 만들기 위한 유산소 운동 12주 동안 매주 두 세번씩 30분 동안 천천히 달리기만 해도 전전두엽피질의 기능, 즉 최고인지기능이 향상된다.
  <학습과정에서 전전두엽피질은 정보를 분석해서 순서대로 배열한 뒤 모든 정보를 연결한다. 그 과정에서 소뇌와 바닥핵은 정보가 오가는 리듬을 균형있게 유지시켜 전전두엽의 기능이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돕는다. 학습은 뇌 전반에 걸쳐 뉴런보다 건강하고 무성하게 하고 뉴런 간의 연결도 단단하게 한다. 이러한 네트워크가 많이 형성될수록 기억과 경험의 저장고는 더욱 풍성해진다. 그래서 뇌에 일단 저장된 지식을 바탕으로 한층 복잡한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학습이 수월해진다.>
  테니스 = 유산소 + 기술습득

  스트레스는 뇌를 부식시킨다.

  스트레스의 생물학적 정의, 스트레스는 기본적으로 몸의 평형상태에 대한 위협이다. 반응을 하라는 도전이고, 적응을 하라는 요구이다. 뇌에서는 세포를 활동하게 하는 것은 무엇이든 스트레스라고 간주한다. 뉴런이 신호를 전달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하고,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은 세포를 지치고 피로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스트레스라는 느낌은 뇌세포에 가해지는 부담이 감정에 반영되어서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에 불과하다.
  의자에서 일어나는 행위가 스트레스를 준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실제로도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 그렇지만 생물학적으로 말하면 분명 스트레스를 주는 행위다. 직장을 잃는데 따르는 스트레스와 강도면에서는 차이가 나겠지만, 중요한 사실은 두 가지 사건이 신체와 뇌에서 동일한 경로 부위를 활성화한다는 점이다. 일어서는 행위는 움직임을 조율하기 위한 뉴런을 활성화하며, 실직에 따른 근심은 더욱 많은 뉴런의 활동을 초래한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감정은 뉴런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생기는 산물이므로 뉴런의 활동량이 더 많은 것에 불과하다.
  이와 마찬가지로 외국어를 배우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 근육을 움직이는 일 등은 모두 뇌를 활동하게 한다. 그러므로 모두가 일종의 스트레스인 셈이다. 뇌에게는 단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모두가 똑 같은 스트레스다.

  록펠러 대학의 신경과학자 브루스 매큐언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의미의 스트레스의 종말 The end of stress as we know it>>에 이렇게 썼다.
  "우리의 정신은 위협적인 상황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대응을 촉발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다."
  다시말해서 우리는 생각만으로도 격분상태에 이를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이면에 중요한 뜻이 담겨있다. 격분상태에서 '달려서' 도망쳐 나올수도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정신이 신체에 영향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신체 또한 정신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문제는 신체를 움직임으로서 정신상태를 바꿀 수 있다는 개념을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의사들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정신과 의사로서 내가 전문적으로 하는 일은 주로 정신과 신체의 상호관계와 관련된 것이며, 그 상호관계는 특히 스트레스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투쟁 혹은 도주반응의 목적은 결국 신체가 행동하게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신체활동은 스트레스의 부정적인 영향을 방지하는 자연스러운 방법이다. 스트레스를 느낄 때 운동하는 것은 수백만년 동안 진화해온 인간의 스트레스 대응방법이다.

  투쟁 혹은 도주반응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현재 당면한 상황에서 필요한 자원을 동원하는 것이다. 미래를 위한 대비는 나중 문제이다.
  에피네프린이 분비되면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혈압이 높아지며, 폐의 기관지가 확장되어 근육에 산소공급이 더 많이 되는 등의 신체 변화가 일어난다. 에피네프린은 근육방추에 결합해서 활동하기 직전 상태인 근육의 긴장도를 높인다. 그러면 근육은 활동할 준비가 갖추어진다.
  상처를 입어도 피를 최소한으로 흘리도록 피부의 혈관이 수축된다. 또 고통을 줄이기 위해 신체에 엔도르핀이 분비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음식물 섭취나 생식행위 같은 생물적인 본능은 뒤로 미루어진다. 침 분비와 소화기관은 작동을 멈추고, 방광을 죄던 근육은 포도당을 낭비하지 않기위해 이완된다.
  청중 앞에서 연설을 하면서 긴장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이처럼 입이 마르고 심장이 요동치는 신체의 변화를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근육과 뇌가 경직되면서 여유있게 연설에 몰두할 가능성은 사라진다. 혹시라도 전전두엽 피질이 편도에 보내는 신호가 끊어지면 생각이 멈추고 그 자리에 얼어붙게 된다. 그러므로 엄밀하게 말하자면, 극도의 스트레스에 대한 대응은 '동결 혹은 투쟁 혹은 도주'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일단 연단 위에 서게 되면 이러한 지식은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지만, 배고픈 사자를 바라보든, 어수선한 청중을 내려다보든 신체는 기본적으로 동일하게 반응한다.
  뇌를 경계상태로 만드는 신경전달물질은 노르에피네프린과 도파민이다. 노르에피네프린이 일단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면, 도파민이 집중력을 날카롭게 만든다. ADHD를 지닌 사람들이 스트레스 중독자처럼 행동하는 것은 두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이 잘 맞지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스트레스를 받아야만 집중할 수 있는 것이다. 행동이 굼뜬 것도 주로 이러한 이유 때문인데, 스트레스가 노르에피네프린과 도파민을 분비시킬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그런 연후에야 차분히 앉아서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스트레스가 필요하기 때문에 ADHD환자는 가끔 자신의 기반을 일부러 무너뜨리는 것처럼 보인다. 모든 일이 잘 되어갈 때에는 상황을 휘저어야만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위기상황을 창출하는 방법을 모색한다.

  스트레스 대응의 초기단계에는 코르티솔이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의 분비를 촉진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세포에 연료를 공급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뇌는 무게가 신체의 3%에 불과하지만 전체 포도당의 무려 20%를 소비한다. 하지만 뇌에는 포도당을 저장할 장소가 없다. 그래서 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료면 코르티솔이 포도당을 끊임없이 공급해 주어야 한다.
  이처럼 공급되는 연료의 양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뇌는 필요에 따라 에너지 자원을 적절하게 옮기도록 진화되었다. 다시말해 다양한 정신활동은 연료를 두고 서로 경쟁하는 관계다. 모든 뉴런이 동시에 신호를 보낼수는 없으므로 뇌의 한가지 기능이 활성화되면 다른 기능은 잠시 활동을 멈춰야 한다. 만성 스트레스 때문에 스트레스 축이 스트레스에 대비하느라 모든 연료를 소모하면, 사고기능은 모든 에너지를 빼앗기게 된다.

  높은 코르티솔의 수치가 계속 유지되는 만성 스트레스 상황이나, 기분이 우울할 때에는 왜 학습에 곤란을 겪는지도 설명이 가능하다. 이런 경우 사람들은 의욕이 부족해서 학습을 못하는 것이 아니다. 해마의 뉴런이 글루탐산염의 활동을 강화하고, 보다 덜 중요한 활동을 억제하기 때문에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즉, 뇌의 모든 자원이 스트레스 대응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밝혀진 또 다른 사실은 과잉 코르티솔이 뇌에 저장된 기존의 기억을 꺼내는 과정까지 방해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실제로 불이 났을 때 사람들이 비상구의 위치를 기억해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스트레스가 과중한 상황에서는 다른 기억을 저장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며, 저장되어 있는 기억조차 꺼내기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즉 과잉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코르티솔이 뉴런을 부식시키는 효과가 발생한다.

  스트레스 반응은 오래 전부터 정교하게 설계된 적응행위이지만, 오늘날에는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먼거리를 움직일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저장해 둔 에너지를 사용할 기회가 없다. 그러므로 마치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것처럼 의식적으로 신체적인 활동을 하여 에너지를 소모해야 한다.  
  사람의 신체는 정기적으로 활동을 하도록 설계되었다.
  우리의 에너지 소모량은 석기시대 선조들의 38%에 불과하다. 게다가 우리는 선조들보다 상당히 많은 칼로리를 섭취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에서 권고하는 운동량 가운데 가장 강도높은 프로그램에 따라 매일 30분간 운동을 한다해도 우리 유전자에 내장된 에너지 소모량의 반도 사용하지 못한다. 구석기시대 사람들은 단순히 식량을 구하기 위해 하루 평균 8-16km나 걸어야 했다.
  과학자들이 쥐에게 생리적인 스트레스 반응을 유발하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방법은 무리로부터 떼어놓는 것이다. 단순히 격리만 시켜놓아도 스트레스 호르몬은 활성화 된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과 접촉하지 않거나 고립된 생활을 하면 스트레스가 발생한다. 외로움은 생존을 위협한다.

  근육을 키우려면 우선 근육을 파괴한 다음에 휴식을 취해야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적당한 양의 스트레스는 세포에 내장된 회복기능과 복구기전을 활성화한다. 운동의 커다란 장점은 바로 이런 근육과 뉴런의 회복과정을 활성화 한다는 점이다. 운동을 하면 신체와 정신은 보다 강건해지고 회복력도 커진다. 또 판단력이 빨라지고 상황에 보다 쉽게 적응하게 되면서 역경을 헤쳐나갈 능력이 향상된다.
  규칙적인 유산소운동은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는 등의 심각한 반응이 일어나기 전에 스트레스를 조절할 수 있도록 신체를 안정시킨다. 운동의 효과로 신체의 스트레스 한계점이 높아지는 것이다. 뇌에서는 운동이라는 적당한 스트레스가 특정 유전자를 활성화해서 파괴나 질병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해주는 단백질이 생성된다. 그래서 신경세표의 기초구조가 튼튼해진다. 운동은 뇌세포의 스트레스 한계점 또한 높여준다.
  세포가 스트레스를 받고 회복하는 역동적 기능은 산화, 대사, 흥분이라는 세 가지 방면에서 일어난다.

  회복력이란 폐기물 처리 효소, 신경보호 인자, 세포의 예정된 죽음을 늦춰주는 단백질 등이 증강되는 것이다. 이런 요소들은 앞으로 닥칠 스트레스의 침략에 대비해 신체를 방비하는 군대와 같다. 이 요소들을 신체에 쌓아두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 경미한 스트레스를 가하는 것이다. 학습으로 두뇌에, 운동으로 신체에 스트레스를 주고, 섭취열량을 줄이는 동시에 몸에 좋은 야채를 먹으면 좋다.
  이 모든 활동은 세포에 부담을 주고 폐기물을 생성해서 적당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적응하고 성장하는 인간의 놀라운 능력이 스트레스가 있어야만 발휘된다는 사실은 역설적이다.
  과중한 스트레스로 편도에서 뉴런간의 연결이 촉진되면, 편도는 이미 코르티솔이 충분한데도 불구하고 코르티솔을 더 분비하라고 신호를 보내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코르티솔이 많이 분비될수록 뉴런 간의 연결은 더욱 강화된다. 그러다가 마침내 편도가 해마와의 관계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고 현실과 연결된 상황을 통제함과 동시에 현재 상황을 공포라고 규정한다.

  만성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사람은 저장해 놓은 기억과 현재의 상황을 비교할 능력을 상실한다. 또한 줄넘기를 손에 쥐기만 하면, 현재 상황이 세상이 끝날 정도는 아니라는 평범한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된다. 긍정적이고 현실적인 활동이 둔화되어 결국 불안감이나 우울증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성 스트레스가 불안감이나 우울증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며, 언제나 불안감이나 우울증을 유발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심리적으로나 생리적으로 우리의 다양한 고뇌의 뿌리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어떻게 보면 만성 스트레스가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는 사실은 참으로 반가운 점이다. 스트레스에 잘 대처하기만 하면 우리의 삶에 상당히 많은 변화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몸에서 일어난 진화의 경험을 변화시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그 경험에 대한 지식을 활용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운동은 신체의 모든 곳에서 혈액의 흐름과 사용 가능한 포도당의 양을 증가시킨다. 혈액과 포도당은 세포가 생존하는데 가장 필수적인 요소다. 세포가 포도당을 ATP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산소가 필요한데, 혈액의 흐름이 증가하면 혈액이 나르는 양 또한 증가한다. 뇌는 혈액의 전전두엽 피질에서 뇌 중앙부로 보내며, 바로 그 부분이 편도와 해마가 있는 것이다. 이처럼 운동 중에는 우선순위가 바뀐다. 가령 격렬한 운동을 할 때 혈액이 전전두엽 피질에서 빠져나가기 때문에 고도의 인지력을 발휘할 수 없다.
  뇌가 최고의 인지능력을 발휘할 때도 운동한 뒤다. 운동은 스트레스 한계점을 높일 뿐만 아니라 세포의 복구기능도 활성화한다. 세포의 에너지 생성효율 또한 높여주어서 유독한 산화스트레스가 늘어나지 않고도 필요한 연료를 만들 수 있게 한다. 그 과정에서 불순물이 생겨나기는 하지만, 동시에 효소가 분비되어 불순물을 없앤다. 효소는 DNA 조각들도 깨끗이 청소하고, 정상적인 세포의 활동과 노화에서 비롯된 부산물도 말끔히 없애주기 때문에, 활동량이 너무 많지만 않다면 신체 시스템에 코르티솔이 넘쳐나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운동이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하는 방법 중 하나는 인슐린 수용체가 더 많이 생기게 하는 것이다. 신체에 인슐린 수용체가 많아지면, 포도당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고 세포는 더 강해진다. 더군다나 일단 생성된 수용체는 신체에 그대로 남아 있으므로 높은 효율성이 계속 유지된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인슐린 수용체가 늘어난다. 그래서 혈당수치나 혈액의 흐름이 감소할 때에도 세포가 혈액으로부터 포도당을 충분히 구할 수가 있다. 운동을 하면 인슐린이 포도당의 수치를 조절하도록 도와주는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의 양도 늘어난다.  

  운동은 섬유아세포의 성장인자와 혈관 내피세포 성장인자를 생성해서 뇌에 새로운 모세혈관이 생겨나고 혈관의 통로가 확장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이처럼 혈관의 숫자와 크기가 늘어나면 당연히 혈액의 흐름이 효율성도 높아진다. 유산소 운동은 신경세포 성장인자의 생성량도 늘려준다.
  운동으로 생긴 성장인자는 뇌의 발달에도 좋고, 만성 스트레스로 인한 뇌 손상을 막아주기도 한다. 또 세포의 복구기전을 활성화함과 동시에 코르티솔의 수위도 조절하고, 조절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의 수치를 높여준다.
  신진대사에서는 운동이 근육방추의 휴지기 긴장을 이완시켜 뇌로 돌아다는 스트레스의 되먹임고리(feedback loop)를 끊어준다. 신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때에는 뇌 스스로 쉬어도 되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규칙적인 운동은 심혈관계 효율을 높이고 혈압을 낮춘다.    

  운동은 만성 스트레스가 유발하는 나쁜 결과들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그 과정을 되돌려 놓기까지 한다. 만성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쥐에게 운동을 시키면 오그라들었던 해마가 원래의 크기로 다시 커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변화시키는 데에는 운동이 약물이나 술, 심지어 도넛보다 훨씬 효과가 있다. 수영을 한 위나 빠른 걸음으로 걸은 뒤에 기분이 좋아졌다고 말한다면 기분 뿐만 아니라 실제로 몸 자체가 좋아진 것이다.

  몸에 좋으면 마음에도 좋다.
  "운동이 나를 살려준 셈이지요. 달리기가 다시 내 몸과 마음을 하나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사실 우리 몸과 마음은 별개의 존재가 아닙니다. 둘 다 하나의 통일된 유기체를 구성하는 요소이지요."

  최근에는 의사들도 암 환자들에게 운동을 권하기 시작했다. 운동은 면역기능도 강화시켜줄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씻어주기 때문이다. 운동이 암을 고친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단지 운동이 이런저런 종류의 질병을 고치는데 확실히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뿐이다.

  과거에 비해 생존하기가 훨씬 쉬워진 현대에 오히려 스트레스를 더 받는다는 것은 역설적이다. 우리가 선조들보다 활동량이 훨씬 적다는 사실은 이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 기억하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수록 신체는 더 많은 양의 운동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뇌가 원활하게 작동한다.

  에이미는 다른 사람들이 기분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위스키를 마시거나 신경안정제를 복용하듯이 자신은 운동을 할 뿐이라고 말한다. 운동이라는 전략은 불안 민감성을 대폭 낮춰주었다. 그 결과 뇌는 어려운 상황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을 더욱 쉽게 터득하게 되었다.

  운동량에 따른 불안감
  2004년 서던 미시시피대학의 조슈아 브로먼 풀크스는 운동이 불안 민감성을 낮춰주는지 확인하려고 실험을 해보았다. 실험은 불안 민감성이 높으면서 운동은 하지않는(일주일에 한 번 미만) 전반적 불안장애 학생 54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을 무작위로 두 집단으로 나눈 뒤 2주일 동안 여섯번, 한 번에 20분씩 운동을 하게 했다. 한 집단은 최대 심장박동수치의 60-90퍼센트를 유지하면서 트레드밀 위를 달렸다. 다른 집단은 최대심장박동수치의 50퍼센트가 나올 정도로 트레드밀 위를 아주 천천히 걸었다.
  검사해보니 두 집단 모두 불안 민감성이 어느 정도 줄었는데, 강도높은 운동을 한 집단에서 효과가 더 빠르고 크게 나타났다. 불과 두 번 운동을 끝마치자, 높은 강도로 운동을 한 학생들은 불안장애 증세가 나타나는 것을 덜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운동을 하면서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호흡이 가빠지는 경험을 하게 되면, 불안장애 환자는 그런 현상이 반드시 불안이나 공황증세를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배우게 된다.
  운동을 자꾸 하다보면 신체가 흥분하는 현상에 익숙해지게 되고, 몸이 흥분하는 현상이 반드시 해로운 것은 아니라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유산소 운동이 불안상태를 즉각 해소해준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알려져 왔다.
  운동은 근육의 휴지기 긴장을 이완시켜 불안감이 뇌로 가는 회로를 차단한다. 일단 신체가 안정되면 뇌도 걱정을 덜하게 된다. 운동을 하면 흥분을 가라앉히는 화학물질이 생성된다. 근육이 일을 시작하면 신체는 지방분자를 분해해서 연료를 만드는데, 이때 지방산이 혈액 속에 방출된다. 이런 자유지방산은 여덟가지 필수 아미노산 가운데 하나인 트립토판과 서로 수송단백질과 결합하려고 경쟁을 벌인다. 그 결과 혈액 내에 트립토판의 농도가 높아진다.
  트립토판은 신체와 뇌의 농도차를 줄이기 위해서 혈액뇌장벽을 뚫고 뇌로 들어가며, 일단 뇌로 들어가면 세로토닌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한편 운동을 통해서 수치가 높아진 신경세포성장인자도 세로토닌의 양을 늘리는데 도움을 준다. 이렇게 해서 늘어난 세로토닌은 마음을 진정시키고 안정감을 높여준다.
  불안장해 성향과 관련된 대부분의 연구는 유산소운동이 모든 종류의 불안장애 증세를 상당히 줄여준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불안을 키우는 공포의 기억
  불안은 두려움이다. 그렇다면 두려움은 무엇인가? 신경학적인 의미로는 위험에 대한 기억이다. 불안장애를 겪는 사람의 뇌는 위험에 대한 기억을 끊임없이 불러일으켜 사람을 두려움 속에 살게 만든다.
  이런 상태는 편도가 비상경보를 울리면서 시작되는데, 정상적인 스트레스 대응과는 달리 불안장애를 지닌 사람의 경우에는 비상경보를 해제하는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인지과정을 담당하는 부위가 아무런 위험이 없다거나, 혹은 위험이 지나갔으니 긴장을 풀어도 된다는 신호를 보내지 못하는 것이다. 다시말해서 신체적인 긴장과 정신적인 긴장이 보내는 감각적인 신호가 너무 많아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공황장애의 고통
  공황장애가 심장마비를 일으키지는 않지만, 환자는 꼭 그렇게 느낀다. 근육긴장과 과다호흡이 심한 가슴통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쁘고 얕은 호흡때문에 이산화탄소를 너무 많이 배출하여 혈액속에 수소이온농도가 떨어지고, 이것을 비상사태로 간주한 뇌줄기는 근육을 더욱 수축시킨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과다 호흡시 종이 봉지에 대고 호흡을 하면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입하게 되어 증세가 사라지기도 한다.
  공황장애 환자는 공황발작을 일으킬만한 것은 무엇이든 피하면서 살아간다. 정서적인 유아상태로 퇴보하게 되고, 두려움 때문에 주변상황을 통제하려는 절실한 욕구를 느낀다. 즉, 안정되고 안전한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하게 되는 것이다.
  '이미프라민' 삼환계 항우울제
  이미프라민은 청색반점이라 불리는 뇌줄기의 한 부분에서 노르에피네프린과 세로토닌의 상호작용을 조절한다. 청색반점은 호흡이나 각성, 심장박동, 혈압과 같이 생명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기능을 조절한다. 또한 혈액내의 수소이온농도를 점검하고, 공황발작이 시작될 때 편도의 행동을 촉발하는 비상사태 신호를 맨 처음 보내는 곳이다. 이미프라민은 각성 시스템을 안정시켜서 비상사태가 쉽게 선언되지 못하게 만든다.

  심장병 환자의 혈압을 낮추는데 주로 사용되는 베타차단제는 끊임없이 뇌로 되돌아감으로써 편도를 만성 긴장상태에 빠뜨리는 불안의 되먹임고리를 끊어준다. 불안이 야기하는 신체적 증세를 가라앉혀서 공황발작이 폭발하기 전에 미리 흐트러뜨리는 것이다. 이 약은 사회적 불안장애나 무대공포증이 있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된다. 클래식 전문 연주자들은  긴장을 과도하게 해서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를 방지하려고 공연 전에 보통 베타차단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가끔 공황장애 환자에게 이미프라민과 베타차단제를 모두 처방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이미프라민은 두려움을 가라앉혀주고, 베타차단제는 신체의 긴장을 풀어준다. 이러한 약들이 효과를 발휘하는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하는 이유는 운동이 어떻게 신체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밝혀진 바에 따르면, 운동은 이 약들과 똑같은 과정을 거쳐서 인체 영향을 미친다. 다시말해서 신체의 긴장과 두려움을 동시에 완화해준다.

  불안을 운동으로 해소하는 방법은 신체와 뇌에 모두 효력을 발휘한다.
  구체적인 운동 효과는
  1. 관심을 다른 곳으로 분산한다. (몸을 움직이면 신경이 그쪽으로 쏠리기 마련이다)  
  2. 근육의 긴장을 풀어준다.(운동으로 인한 정신안정 효과)
  3. 뇌의 자원을 늘려준다.(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 수치를 늘려준다)
  4. 불안증세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준다.(통제가 가능한 것으로 인식)
  5. 회로를 변경한다.
  6. 회복력을 길러준다.
  7.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

  나는 약물과 운동을 병행하는 요법이 효과가 뛰어나다고 믿는다. 약은 즉각적인 안정감을 제공하고, 운동은 불안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니까 말이다.

  달리기를 하는 사람의 혈액에서 엔드로핀 수치가 늘어난다. 신경과학자 캔데이스 퍼트가 뇌에서 아편 수용체를 발견했는데, 그것은 모르핀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분자가 고통을 줄여주는 방법이 신체에도 내장되어 있다는 뜻이었다. 그 역할을 하는 분자는 엔드로핀이었으며, 엔드로핀은 신체의 고통을 줄이고 정신을 황홀한 상태로 만들어 준다고 알려졌다.
  달리기가 뇌를 모르핀과 유사한 물질로 채워준다는 이론은 달리기를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사실과 일치한다.
  엔드로핀은 스트레스 호르몬 가운데 하나로 간주된다. 인체에는 약 40여종의 스트레스 호르몬이 있으며, 그 수용체가 온몸과 뇌에 퍼져있다. 엔드로핀은 뇌를 진정시키고, 격렬한 운동을 하는 도중에 생기는 근육통을 완화해 준다. 엔드로핀은 영웅적 행동을 돕는 천상의 약이다. 우리가 신체적으로 무리했을 때라도 끝까지 목표를 완수할 수 있도록 고통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운동은 엔드로핀의 수치를 높이는 일 말고도, 항우울제가 목표로 삼는 모든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한다. 우선 뇌의 일정부위에서 노르에피네프린의 수치를 즉각 높여준다. 또한 뇌를 각성시켜서 활발하게 활동하게 하며, 우울증 때문에 낮아진 자기존중감을 다시 높여준다.
  운동을 하면 도파민 수치 또한 올라간다. 그러면 기분이 좋아지면서 행복한 느낌이 들고 집중력도 높아진다. 도파민은 의욕과 경각심을 높여주는 호르몬이기 때문이다. 연구된 바에 따르면,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뇌에 저장되는 도파민의 양이 많아지고 뇌의 보상센터에서 도파민 수용체를 생성하는 효소가 만들어진다. 이 때 우리는 어떤 일을 성취했을 때 만족감을 더욱 크게 느끼게 된다. 저장량이 늘어남에 따라 더 많은 도파민이 필요하게 되면 도파민 유전자가 활성화되어 더 많은 도파민을 생성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도파민 생성경로가 안정적으로 조절되면서 알콜이나 마약등의 중독을 통제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운동에 의한 도파민과 같은 영향을 받은 세로토닌은 기분과 자기 존중감, 충동억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코르티솔과 반대되는 역할을 하여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도움을 준다. 대뇌피질과 해마 사이의 세포연결도 촉진하여 학습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오늘날 학자들은 우울증을 뇌의 감정회로가 물리적으로 변경된 현상으로 파악한다.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세로토닌은 정보를 싣고 시냅스를 건네주는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인데, 길이 제대로 뚫려있지 않으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가 없다.
  뇌는 정보를 전달하고 끊임없이 회로를 개설해서 우리가 환경에 적응하고 생존하게 해준다. 그런데 우울증에 빠지면 뇌의 일정부위가 적응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멈추는 듯 하다. 뇌가 기능을 멈춘다는 말은 세포차원에서는 학습기능을 멈춘다는 뜻이다. 뇌가 자기혐오의 부정적인 고리에 갇히는 동시에, 거기서 빠져나올 유연성 또한 잃어버리는 것이다.

  뇌의 어떤 부분은 끊임없이 공회전하고 있고 다른 부분은 잠겨있는 상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뇌와 신체를 일깨워서 악순환으로부터 빠져나오게 해야한다. 유산소운동은 바로 이런 스파크를 일으키는 혁명적인 방법이기 때문에 그 효과가 좋은 것이다. 운동은 뇌의 모든 부분, 모든 기능을 점화시켜준다. 뉴런의 대사를 촉진하는 일부터, 시냅스간에 정보를 전달해줄 통로를 만드는 일까지 말이다.

  강도높은 운동은 몸무게에 17.6을 곱한 숫자만큼의 열량을 일주일 동안 소모하는 것이다. 예컨대 체중이 68킬로그램인 사람은 일주일에 약 1200칼로리를 소모해야 하므로, 만약 30분 동안 운동을 해서 200칼로리를 소모했다면, 일주일에 여섯번 운동해야 강도높은 처방이 되는 셈이다.

  우울증이 심한 상태라면 최악의 상태에 처했으며 천천히 죽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 기분으로는 운동을 하러 밖에 나가거나 헬스클럽에 가는 일, 심지어 움직인다는 생각조차 힘겨울 수 있다. 그런 상태에 빠진 사람은 우선 의사를 찾아가서 처방을 받아야 한다. 예컨대 오메가3 같은 약은 항우울제 효과가 입증된 약이다. 이와같은 약을 복용하면 뇌의 자물쇠가 어느 정도 풀려서 최소한 밖에 나가서 걷는 일은 가능해질 것이다.
  주변에 도움을 청하는 것도 좋다. 친구나 가족에게 매일, 가능하면 같은 시간에 동네 한 바퀴만 돌아달라고 청하라.

  몸을 일으켜 밖에 나가는 것 조차도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말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상황에 처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운동하는 것이 아주 시급하다.
  운동으로 당장 증세가 완치되지는 않지만 최소한 뇌가 활성화된다. 몸을 움직이면 뇌는 어쩔 수 없이 제 기능을 하게된다. 그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가는 것이 최선의 치유책이다. 우울증이란 결국 뭔가를 성취하려는 행동이 결여된 것이다. 운동은 그러한 부정적인 신호의 방향을 바꾸어 뇌를 동면에서 깨어나게 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주의력 체계에 이상이 있는 장애다. 각성과 의욕, 보상, 통제, 운동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뉴런들의 연결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오늘날 세상에는 주의력을 방해하는 요소가 너무나도 많다. 정보와 소음이 넘쳐나며, 툭하면 행동을 멈칫하게 하는 주변 환경 때문에 누구나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경험을 한다. 정보의 양은 몇 년에 두 배씩 늘어나는데 인간의 주의력시스템은 만여년 전에 형성된 것이다.

  운동에 집중하자.

  저명한 중독연구 전문가 진잭 왕은 운동을 이렇게 철학적으로 설명한다.
  "중국에서는 동물은 주체이며 식물은 객체입니다. 식물에게 여기에서 저기로 펄쩍 뛰어보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마찬가지로 움직이지 않는 사람은 더 이상 동물이 아닙니다. 식물이 되어가는 겁니다!"

  생물학적으로 볼 때, 어떤 행동을 중단하면 신체가 비상사태에 돌입한다는 점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습관은 중독과 같다. 예컨대 갑자기 음주를 중단하면 도파민 분비도 일시에 중단되므로 스트레스 축이 균형을 잃게 된다. 금단에 따른 극도의 불안감은 며칠 동안만 지속되지만, 술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각인된 뇌의 회로는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는다.
  뇌에 일단 민감한 체계가 구성되면, 술을 끊은 뒤라도 스트레스 상황이 닥치면 뇌는 비상사태라고 간주하고 술을 마시라는 명령을 내린다. 이렇게해서 알콜중독자가 직장 문제나 사랑하는 사람과 불화때문에 술에 다시 빠져드는 것이다. 마약에 의존했던 사람이나 뇌의 도파민 체계가 이미 변경된 사람들에게는 스트레스 상황에 대한 최선의 해결책은 마약이다. 그들은 운동 역시 해결책이 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5분만 운동을 해도 효과를 본다. 니코틴은 다른 중독성 물질과는 달리 흥분제 역할을 하는 동시에 이완제 역할을 하는 아주 독특한 성질을 지녔다. 그런데 운동은 도파민의 양을 부드럽게 늘려주는 동시에, 불안감과 긴장 그리고 금단증상으로 오는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때문에 담배를 피우고 싶은 욕구에 대한하는데 아주 효과적이다.  운동은 흡연욕구를 50분 정도 잠재우며, 다음 번 담배를 피우기까지의 시간을 두배, 세배 늘려준다. 또한 집중력을 높이기 때문에 대표적인 니코틴 금단증상인 집중력 저하를 막아준다.

  엔드로핀과 달리 내인성 카나비노이드는 혈액뇌장벽을 쉽게 뚫고 지나간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내인성 카나비노이드가 러너스 하이와 연관이 있다고 믿는 과학자들도 있다. 2003년 조지아 공대의 심리학자 필립스팔링이 이끄는 연구진은 운동이 내인성 카나비노이드 체계를 활성화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보여주었다. 실험에 참가한 남자 대학생들은 50분 동안 최대 심장박동수치(220-나이)의 70~80퍼센트를 유지할 정도로 격렬하게 트레드밀 위에서 달리거나 자전거 페달밟기 운동을 했다. 그리고 연구진은 운동이 혈액내의 아난다마이드 수치에 미치는 효과를 측정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아난다마이드 수치는 거의 두 배로 올라갔다.
  러너스 하이라는 가벼운 황홀감의 유무와 상관없이, 스팔링의 연구는 아난다마이드의 수치가 늘어나는 것이, 우리가 운동을 하고나면 긴장이 풀리고 만족스러운 감정을 느끼는 이유 중의 하나라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저는 제 삶의 방식을 달리기에 맞추었습니다. 어쩌면 중독인지도 모르지요. 정신분석을 받아본 적은 없으니까요. 다행히도 정맥에 주사를 맞지않고, 일이 끝나자마자 술집으로 향하지도 않습니다. 운동은 최고의 마약이에요. 이처럼 항상 만족감을 주고 건강에도 해롭지 않은 마약이 운동말고 또 있을까요?" - 카나제스, 전문 마라토너, 작가 -

  중독자들의 뇌는 중독된 물질을 통한 보상을 얻기 위해 모든 주의와 노력을 집중하도록 전체 구조가 변경된다. 중독 대상이 술이든 마약이든, 혹은 그 밖의 어떤 물질이나 행동이든 뇌가 대응하는 방식은 똑같다. 중독은 점차 진행됨에 따라 뇌에서 삶의 다른 부분을 차지하는 자리가 점점 줄어든다.
  그래서 중독자가 중독 대상을 끊으면 남는 것은 텅빈 몸뚱이 뿐이다. 이런 점에서 중독에 대처하는 방법은 불안증과 우울증 감정을 극복하는 방법과 유사하다. 문제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은 단지 첫걸음에 불과하다. 일단 중독이나 부정적인 감정이 사라지고 난 다음에는 텅빈 마음을 긍정적인 행동으로 채워주어야만 완전히 변화할 수 있다. 바로 이 시점이 운동이 최고의 효력을 발휘하는 순간이다. 원래 인간이란 이처럼 이리저리 돌아다녀야 하는 법이다. 즉, 운동을 하는 모습이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운동은 불안증과 우울증의 결과로 나타나는 행동화 정반대의 행동이다. 어떤 중독을 치료하든 불안증과 우울증이 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담배나 술을 끊고 회복기에 있는 사람들에게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이 우울증 증세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건강할수록 회복력도 좋다. 스트레스를 처리하는 데 별 어려움을 겪지 않는 건강한 사람은 스트레스 상황이 닥쳐도 술이나 담배, 과자에 저절로 손이 갈 확률은 적다. 신체적인 금단 증상을 개선하고 악몽같은 며칠을 무사히 견뎌내기 위해서는 스트레스 체계를 잘 통제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운동은 또한 중독이 뇌에 직접적으로 끼치는 유독성을 중화해 준다. 운동을 하고 술을 끊으면 뇌의 손상이 멈출 뿐 아니라, 이미 손상된 부위도 다시 회복된다는 점이다.

  운동은 신경재생을 늘려서 알콜중독자의 뇌를 다시 자라게 만든다. 여기서 내가 발견한 사실은 학습과 정신적 힘 사이의 밀접한 관계다. 뇌가 상황에 유연하게 적응하는 사람의 정신은 다른 사람들보다 강하고 자기 효능감 또한 강하다. 대부분의 중독자들은 어떻게하면 자신의 삶을 파괴할 것인지만 생각한다. 그러다가 중독물질이나 행동을 갑자기 중단하면 중독을 끊기 위한 자기 통제는 말할것도 없고, 갑자기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기력감이 든다.
  운동은 중독자가 스스로를 느낄 수 있도록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운동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추구하다보면,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겠다고 자신에게 약속하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일단 규칙적인 운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게되면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고, 이러한 자신감은 삶의 다른 부분에도 영향을 끼친다.

  이처럼 중독을 도덕적인 결함이라기 보다 신경계의 이상이라고 보게되면, 순식간에 중독을 고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 그리쉽게 고쳐지지는 않으나, 운동이라는 적절하고 다양한 도구를 이용한다면, 어려운 일도 아니다. 운동은 뇌에다 중독패턴을 우회하는 길을 새로 만들고, 중독대상에 대한 갈망을 억제한다. 한번 운동을 해보시라. 혹시 중독이 될지 누가 아는가.

  아이를 처음 낳고 우울증에 빠진 엄마들은 자신에게 혹시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의심한다. 아이에게 무슨 문제가 생기면 스스로 형편없는 엄마라고 여긴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자신과 아기를 세상으로부터 격리시킨다.

  19000년에 미국인의 평균수명은 47세였지만 오늘날의 평균수명은 67세를 넘는다. 그리고 노인의 사망원인은 대부분 어떤 특별한 질병이라기 보다는 만성질병인 경우가 많다. 질병통계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75세가 되면 평균 세 가지 만성질병에 시달리고 있고, 다섯가지 약을 복용한다. 또, 65세가 넘으면 대부분 고혈압으로 고생하고, 3분의 2정도가 과체중이며, 약 20퍼센트가 당뇨병을 앓는다. 당뇨병 환자는 심장질환에 걸릴 확률이 다른 사람보다 세배나 높다. 최대 사망원인은 심장질환, 암, 뇌졸중이다. 65세 이상인 사람들의 61퍼센트가 이러한 질병들로 사망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뇌는 손상되기 쉽기 때문에 운동처럼 뇌를 강화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젊은 사람들보다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최대 심박수
  220-나이(59세)=161  
  최대심박수의 75~90%인  120~145 정도, 이것이 높은 강도로 운동하고 싶은 사람의 목표심박수이다.

  장수비결
  1. 현명한 식사습관
  2. 꾸준한 운동
  3. 끊임없는 정신활동 - 자원봉사, 새로운 경험

  "인류는 장거리 포식동물" 생물학자 베른트 하인리히

  천천히 달리기
  최대심장박동 수치의 65~75% 정도의 중간 강도로 운동을 하면 지방만 태워서 연료로 사용하던 신체는 포도당을 함께 태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근육조직에 스트레스의 결과로 미세한 균열이 일어난다.
  신체와 뇌의 모든 세포는 손상과정과 복구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한다. 중간 강도로 운동을 할 때에는 신진대사가 더욱 빨리 이루어져야 하므로 신체의 대응강도가 높아진다. 신체는 더욱 강한 산소공급체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근육이 혈관 내피세포 성장인자와 섬유아 세포 성장인자를 분비한다. 성장인자들의 도움을 받은 새로운 세포는 더 많은 혈관을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인 조직을 만들기 위해 분할을 시작한다.

  중간 강도의 운동을 할 때는 ANP도 활동을 시작한다. 심장이 세차게 피를 뿜어낼 때 심장에 있는 근육에서 직접 분비되는 ANP는 혈액을 따라 돌다가 뇌에 들어가서 스트레스 반응을 완화하고 불필요한 잡음을 줄인다. 또한, 정서적인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서 분비되는 일련의 화학물질 중에서도 ANP는 아주 중요하다. 우리가 중간 강도의 운동을 한 뒤 긴장이 풀어지고 차분해 지는 것은 고통을 무디게 하는 엔드로핀 및 내인성 카나비노이드와 함께 ANP의 수치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흔히, 운동을 해서 스트레스를 날려버린다고 말할 때에는 바로 이러한 요인들이 몸속에서 작용하는 것이다.
  중간 강도로 운동을 할 때에는 신체와 뇌에서 기존의 구조물을 파괴하고 전보다 더 튼튼하게 짓는 작업이 끊임없이 이루어진다. 그래서 운동을 한 뒤에는 신체와 뇌가 회복될 충분한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아주 격렬하게 운동을 하고 싶다면 높은 강도로 운동하는 동안에 전력으로 질주하는 구간을 군데군데 넣는 인터벌 트레이닝을 하면된다.
  중간 강도의 운동과 높은 강도의 운동이 지니는 중요한 차이점 중 하나는 최대 심장박동수치에 접근하면, 특히 무산소운동 범위에 접어들게 되면, 뇌하수체가 성장호르몬을 분비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오래 살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소위 '청춘의 샘'이다. 혈액에 자연스럽게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의 수치는 나이가 들면서 점차 감소한다. 남녀를 불문하고 중년이 되면 분비되는 성장 호르몬의 양이 어린시절의 10분의 1로 줄어든다. 앉아있기만 하는 생활방식도 이런 감소현상을 가속화한다. 너무 높은 코르티솔 수치나 인슐린 저항, 과도하게 축적된 지방산 등은 모두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더욱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성장호르몬은 뱃살을 빼고 근육조직을 형성하며 뇌의 크기를 늘려주는 등 신체를 가다듬는 일을 총지휘하는 호르몬이다.

  성장호르몬은 보통 혈액 내에 몇 분 동안 머물러 있지만, 전력질주를 한 뒤에 늘어난 성장호르몬 수치는 거의 4시간까지 유지된다. 성장호르몬은 뇌에서 신경전달물질 수치의 균형을 바로잡고 모든 성장인자들의 생성을 늘려준다. 그 중에서도 활동과 연료와 학습에 모두 관련된 인슐린 유사성장인자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성장호르몬은 세포핵에 들어가서 뉴런의 성장 기전을 관장하는 유전자를 활성화 한다.

  한계라고 생각하던 수준의 고통속에서 1,2분 만이라도 머물러 있게되면, 정신은 일상을 초월하여 아주 높은 상태에 도달하곤 한다. 그런 상태에서는 어떤 고난이라고 극복할 자신이 생긴다. 러너스 하이를 한 번이라도 겪어봤다면, 거의 극한에 달하는 능력을 기울인 결과였을 것이다.

  "운동을 하기만 하면 뇌는 스스로 이상이 있는 부분을 고친다!"

2022년. 8. 15. 광복절. 치질수술 후 시원하게 배변한 날 오후에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