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11. 힘

햇살처럼-이명우 2006. 7. 13. 19:41
 

11. 힘

틱낫한. 명진출판. 2003

틱낫한 스님의 3번째 책이다.


  집중을 하면 당신만 고통을 당하고 있는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고통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집중이 있다면 우리는 모든 것이 무상하다는 것, 매 순간 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내일이나 모레에 사고로 갑자기 죽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 최선을 다해 사랑해야 합니다. 내일이면 너무 늦을지도 모릅니다.


  ‘mindfulness(깨어있는 마음)' 이라는 것에 늘 호감이 간다. 정념(正念) 이라고 불교용어로 이야기한다. 념(念)은 현재를 뜻하는 금(今)과 마음을 뜻하는 심(心)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정념의 수행은 마음이 현재에 바르게 머물도록 하는 수행이다.

  잠들지 않은 마음, 멀리 달아나지 않은 마음이어야 지금 이 순간 나와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제대로 보고 바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


  지금 당신은 아름다운 정원을 걷고 있다. 당신 눈앞엔 꽃과 나무와 잔디가 펼쳐져 있다. 그러나 정원의 아름다움에 취하는 것도 잠시,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을 지나면 당신은 다시 이전의 생각이나 일에 몰두하고 만다. 세 걸음까지 당신의 몸과 마음은 그 곳 정원에 있었지만 네 걸음부터 당신의 마음은 이미 직장으로 날아간 것이다. 현재가 아니라 과거나 미래에 마음이 가 있다는 것은 이러한 뜻이다. 당신의 일은 마치 독재자처럼 당신의 시간을 온통 지배한다.

  이렇게 일에만 마음을 빼앗긴 당신은 바람난 남편과 똑같다. 항상 애인만 생각하면서 아내와 아이들을 무시하는 남편과 뭐가 다르단 말인가. 뿐만 아니라 당신은 자신과 자신의 행복마저도 무시하고 있다. 당신은 더 이상 자신의 삶을 자유롭게 살수도 사랑할 수 도 없다. 당신에겐 자신을 위한 시간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시간도 없다. 그러면서도 당신은 여전히 자신의 삶에서 당신과 가족이 최우선이라고 믿고 있다. 그렇게 믿어봤자 무슨 소용인가? 너무나 많은 것을 요구하는 애인 때문에 현실은 정 반대인 것을 말이다. 더구나 상황은 매일 조금씩 악화될 뿐이다.


  ‘확신하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이것은 다만 제가 이 시점에서 얻은 최선의 견해일 뿐입니다.’


  사람들은 행복이 미래에 있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집을 나는 날’, ‘차를 사는 날’, ‘박사학위를 받는 날’, 행복해 질 거라고 상상한다. 푸른 하늘, 사랑하는 사람의 눈망울이 지금 여기 있는데도 말이다. 분주한 몸과 전쟁터 같은 마음은 그들이 얼마나 큰 평화이고 기쁨인지 알아보지 못한다. 당신의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다시 한 번 깊이 바라보라. 세상살이에 힘을 갖고 싶다면 발밑에 떨어진 행복부터 주워 담아라. 


  당신은 일과 모든 관계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당신이 일을 하는 동기는 행복이다. 당신의 일은 소가 아니다. 당신은 일의 노예가 아니다. 자유인으로서 일하라.


  일을 잘 하고 싶다면 먼저 ‘일이 아닌 것’ 들을 보살펴야 한다. 웃음, 숨쉬기, 휴식, 모두의 행복 같은 것들은 ‘일이 아닌 요소’ 들이지만 일을 위해서는 매우 중요한 것 들이다. 때문에 이런 ‘일이 아닌 것’ 들을 돌보는 일은 중요하다.


  휴식도 하나의 기술이다. 몸과 마음을 온전히 쉬도록 허락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스스로에게 휴식을 주는 것은 마음을 바쁘고 불안하게 해 왔던 오래된 습관을 버리는 훈련이기도 하다.


  강물 속 돌맹이처럼 다만 존재하고 휴식하라.


  책 말미에 틱낫한 스님께서 운영하는 프랑스 플럼빌리지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찾아가는 법을 상세히 실었다. 더하여 틱낫한 스님의 일대기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서술되어 스님의 자취를 짐작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깨어있는 마음 ‘mindfulness'를 설하면서 틱낫한 스님의 불교는 ’불교 밖으로 나간 불교‘가 되었다. 누구라도 자신의 종교에 위배됨이 없이 깨어있는 마음을 수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04년 11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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