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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체게바라의 라틴여행일기

햇살처럼-이명우 2006. 7. 14. 15:37
 

15. 체게바라의 라틴여행일기

체게바라. 이후. 2001

  체 게바라(에르스토 게바라 데 라 세르나)는 1928년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에서 6월14일 태어났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혁명전사 체 게바라의 젊은 시절, ‘포데로사’라는 오토바이에 몸을 의지하고 친구인 ‘알베르토 그라나도’와 함께 남미대륙(라틴아메리카) 여행을 시작한다. 의사가 되기 위해 남보다 많은 노력을 했고 6년 걸리는 과정을 3년 만에 마치고 의사 면허를 취득한 것 또한 인상적이었다. 그 안정적인 의사라는 직업을 과감하게 버리고 혁명전사로서 총을 잡은 그 도전정신에 고개 숙여진다.

  영화 ‘모터싸이클 다이어리’의 예고편을 보면서 아름다운 영상의 근원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싶었고, 이 책을 원작으로 영화가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도서관에 가서 바로 검색했다. 2000년에 초판, 2001년에 3쇄 된 책인데 깨끗한 것이 많이 읽히지 않는 책으로 느껴졌다. 지명이나 명칭이 꺼칠꺼칠하니 초반진도는 더디게 나가지만 중반이후부터는 진도가 잘 나간다. 무엇보다도 라틴아메리카의 숨겨진 아름다움이 물씬 물씬 묻어나오는 것이 꼭 한번 이 길을 따라서 여행하고픈 생각은 갖게 된다.


  아르헨티나 코르도바를 1951년 12월에 출발 부에노스 아이레스, 빌라게셀을 거쳐 2월14일(1952년) 칠레의 페울라 도착, 산티아고, 배를 타고 3월11일 안토파가스타, 아리카를 지나 칠레를 뒤로하고 페루로 들어간다. 옛 잉카제국의 수도인 쿠스코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세계의 배꼽’

  ‘마추픽추’로 유명한 쿠스코의 많은 유적들에 대한 묘사는 처절하다. 마추픽추는 이 지역 사투리로 ‘늙은 산’이다. 이름만으로는 잉카제국의 마지막 생존자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했던 장소라는 사실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 이 유적을 발견한 고고학자 ‘빙엄’은 침략자로부터의 최후의 피난처라기보다는 지배적인 케차족이 원래 유래한 곳이자 그들을 위한 성서러운 장소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스페인 정복기 동안 그곳이 패잔병들을 위한 피난처가 되었다. 마추픽추 요새의 전체적인 풍경 속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2백미터 더 높은 맞은 편 ‘우아이나 픽추’(젊은 산)에서 내려다 볼 때이다.

  계속해서 북쪽으로 올라간다.

옥사팜파에 도착해서는 친구 어머니가 살지않고, 친구 미형이 살고 있어 허기는 면할 수 있었지만 좋지는 않았다. 차를 얻어타고 리마를 향해 가던 중 운전사와 조수가 우리를 남겨두고 사라져버리고 새벽 두시부터 다섯시까지 차안에서 대기했는데 두 명의 술주정뱅이와 마주쳤고, 우리의 찬란한 ‘기념일’ 절차를 수행했다.(여기서 희생양은 두 명의 술주정뱅이)


  1. 우리들 중 한 사람이 우리가 아르헨티나 사람임을 즉시 알 수 있도록 체(che)라는 단어나 다른 전형적인 아르헨티나식 표현과 발음으로, 큰 소리로 무엇인가 묻고 이야기 한다. 희생양은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묻고, 우리는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2. 우리들의 ‘불행의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드다지 중요하게 여기지는 않는다. 거리를 두고 보는 것이다.


  3. 그리고, 나는 참견하고 오늘이 며칠 인지 물어본다. 누군가가 그것에 답하면 알베르토는 한 숨을 쉬며 말한다. ‘이런 우연의 일치가! 정확히 1년 전에 일어난 일과 이다지도 똑같담‘  희생양이 1년 전 그날이 무슨 날인지 물으면, 우리가 여행을 시작했던 때라고 대답한다.


  4 나보다 훨씬 뻔뻔한 알베르토는 깊은 한 숨을 내쉬며 말한다. ‘우리가 그런 극심한 곤경에 처해 있다는 사실이 부끄럽다. 우리가 축배 따위를 들 순 없을 거야’ (그는 이것을 나에게 귓속말 하듯이 말한다) 희생양은 즉시, 자기가 한 잔 살 것을 제안하고, 우리는 돈을 다시 갚을 수 없을 것이라는 등의 이야기를 하면서 잠시 동안 거절하는 척한다.  그리고는 결국 받아들인다.


  5. 술 한 잔을 마신 후, 나는 그 다음 잔은 강하게 사양한다. 그리고 알베르토는 나를 놀린다. 우리의 희생양은 불쾌해져서 한 잔 더 하라고 고집을 피우고 나는 계속해서 거절하지만 으 이유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희생양은 내가 아르헨티나에서 술을 마실 때면 식사를 함께하는 것이 풍습니라고 수치스러운 표정으로 고백할 때까지 계속 물어온다. 우리가 얼마나 먹을 수 있는가에 문제는 우리가 벌 받지 않고 잘 해낼 수 있는지에 달린 것이나. 어쨌건 이 기술은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


  리마에서도 나병환자 병원을 방문했고, 시내관광을 했고, 투우경기도 보았다. 산 파블로 나환자촌에서 24번째 생일일 직원, 환자 모두와 축하받고 ‘라틴아메리카는 메스티조 민족’이라고 연설하며 축배를 든다.


  콜롬비아를 거쳐 베네수엘라 카라카스로...

카라카스에서 신비의 남자를 만나고, 그는 도도한 웃음을 띠며 “미래는 민중들의 것이지요. 서서히 혹은 갑자기 여기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민중들이 권력을 잡을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벌써 그는 전사가 되어 있었다.

  만일 위대한 지도자와 같은 영혼이 인류를 두 개의 적대적인 반쪽으로 나눈다면, 나는 민중들과 함께 할 것이라는 것을 나는 알았다.

2004년 1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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