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 죽비소리, 정민, 마음산책,2005
득음 得音
송실솔, 송귀뚜리로 불렸을 명창이 소리공부 하던 이야기
한 곳 만 들이파면 어떤 철옹성도 뚫을 수 있다. 하지만 외곬으로 빠지기 쉽다. 가서는 돌아오지 않는 툭 터진 허공은 철옹성보다 더 뚫기가 어렵다. 소리가 여기저기로 샌다. 끝 간데 없어 막막하고, 영영 돌아올 수 없는 것 만 같다. 그는 처음엔 귀를 멍멍하게 하는 폭포 앞에 서서 그 뚫을 수 없는 소리의 벽과 싸웠고, 그 다음엔 툭 터진 허공과 싸웠다. 소리와의 싸움은 소리로 이기지만, 허공과의 싸움은 그렇지 않다. 집중이 있어야 소리가 확산이 된다. 소리의 끝을 벼리고 벼려서 칼 끝같이 날카롭게 하고 쇠뭉치처럼 묵직하게 하면 폭포의 소리를 뚫는다. 하지만 허공에다는 그 칼, 그 쇄물치를 휘둘러봐야 팔만 아플 뿐이다. 그 다음 그의 공부는 수렴공부였다. 한 지점으로 소리를 모으는 집중, 갈라지고 터지기만 하던 소리가 마침내 회오리 바람에도 흔들림 없이 쭉쭉 뻗어나갈 수 있었다. 나의 공부는 어떤가?
득의 得宜
조락재어심림.<鳥樂在於深林>.새의 즐거움은 깊은 숲속에 있고
어락재어심수,<魚樂在於深水>.물고기의 즐거움은 깊은 물에 있다.
불가이어지애수.<不可以魚之愛水>.물고기가 물을 사랑한다고 해서
사조어심연.<徙鳥於深淵>.새까지 깊은 못으로 옮겨서는 안된다.
불가이조지애림.<不可以鳥之愛林>.새가 숲을 사랑함에 있어서
사어어심수.<徙魚於深藪>.물고기마저 깊은 숲으로 옮겨서도 안된다.
이조양조.<以鳥養鳥>.새로써 새를 길러
임지어림수지오.<任之於林藪之娛>.숲 속의 즐거움에 맡겨두고
관어지어.<觀魚知魚>.물고기를 보고 물고기를 알아
종지어강호지락.<縱之於江湖之樂>.강호의 즐거움을 만족하도록 놓아두어
사일물불실기소,<使一物不失其所>.한 물건이라도 있어야 할 곳을 잃지 않게하고
군정각득기의.<群情各得其宜>.모든것이 제각각 마땅함을 얻도록 해야 된다.
- 이자현(李資玄 1061~1125 <第二表제이표>
그릇
不可欺 속일 수 없는 智將(지혜로운 장수)
不忍欺 차마 못 속이는 德將(덕망있는 장수)
不敢欺 감히 못 속이는 猛將(용맹스런 장수)
"嶺南人稱 李完平柳西厓曰 : 完平可欺而不忍欺, 西厓欲欺而不可欺" - 유광익(類光翼 1713~1780 <풍암잡화>)
"영남인칭 이완평류서애왈 : 완평가기이불인기, 서애욕기이불가기"
영남사람들이 이원익과 유성룡을 일컬어 이렇게 말했다. " 이원익은 속일 수 있지만 차마 속이지 못하겠고(德將), 유성룡은 숙이고 싶어도 속일 수 가 없다(智將)
눈병
제심징려(齊心澄慮) - 마음을 가지런히, 생각은 맑게
높은 대문, 두터운 담장안에 고작 재물이나 쌓아두고 큰 소리 쳐봤자 알아주는 사람은 도둑 뿐이다.
각고(刻苦)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내일도 없고, 다음도 없다. 다만 오늘과 지금과 여기가 있을 뿐이다.
방심(放心)
본래의 마음은 텅비고 투명한 것이어서, 들어오는 사물들을 다 받아들일 수가 있다. 그 마음에 헛 생각이 들어오면 사물도 옳게 보지 못하고, 자꾸만 판단을 흐리게 된다. 생각은 마음의 얼룩이다. 명상을 한다면서 침묵을 한다면서, 그 속에서 헛생각이나 짓고 있다면 그것은 마음을 구하려다 마음을 놓아보리는 것이 된다. 자칫하다가는 명상 속에서, 침묵 속에서 생각에 짓눌려 제 마음을 잃고 헤매게 된다.
용의(用意)
돈으로 물건을 사듯 뜻을 써서 글을 짓는다. 주머니에 돈이 없이는 시장통을 백날 어슬렁거려봐도 배고픔을 해결할 수 없다. 생각없이 그저 읽기만 해서는 백권천권을 읽어도 쓸모가 없다. 먼저 뜻을 세워야한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
고식(姑息)
因循姑息, 苟且彌縫, 天下萬事, 從此崩壞 - 박종채<과정록>
인순고식, 구차미봉, 천하만사, 종차붕괴
"인순고식 - 예전 해오던대로 그대로 따라하고, 잠시의 편안함만을 취함
구자미봉 - 구차하게 놀고 임시변통으로 때운다.
천하만사 종차붕괴 - 천하의 온갖 일이 이 때문에 허물어지고 만다."
상하(上下)
위 아래는 상대적인 이름이다.
조금만 힘들어도 남 원망이나 하고, 못 참고 스스로를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사람이 있다. 향상의 기회를 제발로 차버리는 사람이 있다. 높아지려하면 낮아지고, 낮추면 높아진다.
2006. 1. 22
'책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4. 부자들의 저녁 식사, 최기억, 거름, 2003 (0) | 2010.01.13 |
---|---|
103. 오사카 상인들, 홍하상, 효형출판, 2004 (0) | 2010.01.11 |
101. 나무를 심은 사람, 장 지오노, 두레, 2002 (0) | 2010.01.08 |
100. 미래를 읽는 기술, 피터 슈워츠, 비즈니스북스, 2005 (0) | 2010.01.08 |
99.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 앤디 앤드루스, 세종서적, 2004 (0) | 2010.0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