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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 도쿠가와 이에야스.23, 아마오카 소하치, 솔, 2002

햇살처럼-이명우 2013. 4. 30. 17:08

378. 도쿠가와 이에야스.23, 아마오카 소하치, 솔, 2002

2010. 5. 4 화요일

전후戰後의 빈궁은 오랫동안 전쟁이 계속된 경우의 빈궁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 결과를 패전과 비교한다면 그야말로 하늘과 땅의 차이가 있다. 그런데도 인간은 이 불평불만의 괴물에게는 꼼짝도 못하고 먹혀버리는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일단 일본 전체를 백지로 돌린다. 그리고 노부나가, 히데요시, 이에야스 삼대에 걸친 염원인 일본 통일과 평화라는 거울에 비추어 기량과 역량에 따라 새로 영지를 분배해야 해. 이 거울에 누가 어떻게 비칠것인가, 누가 얼마나 열성적으로 그 비원에 헌신해왔는가......이를 결정하는 것은 이에야스가 아니라 그 거울이라 생각하게."

"오소데, 세상에 흔히 있는 일이야. 남의 눈에는 사이 좋게 보이는 부부가 있지. 그런데 어머니는 어리석은 자라서, 남편 앞에서 말하지 못하는 불만도 자식 앞에서는 되풀이 하거든. 자식은 어머니를 생각하면 할수록 자기 아버지를 원수처럼 여기게 되지. 그 때문에 부자간에 말다툼이 벌어져 어머니가 난처해지는 경우가 있어."
"이 경우 자식을 그르치는 것은 어머니의 어리석음......"

'실은 이 인생이 꿈이고, 이제부터 저 사람들이 죽은 뒤 이어지는 세상이 정말 인생이 아닐까......?'

건강한 자식이 반드시 영리하다고 할 수 없고, 허약한 자식이 어리석다고도 할 수 없다. 사람의 어버이에게 허락되어 있는 것은 그 자식에게 희망을 걸고 마음이 놓이지 않아 속을 태우는 일 뿐인 듯. '아들과 딸을 선택할 수 있는 힘마저 부모에겐 주어지지 않았어.'

 

인간은 너무 건강하다든지 지나치게 만족을 느낄 때도 경계해야 하지만, 지쳤을 때의 소극성도 역시 엄하게 조심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에야스는 아무 생각없이 염불을 외다가 문득 자기가 지쳐 있음을 깨달았다. 깨닫는 순간 곧 이에야스는 그 답게 반성하고 스스로 조심을 기했다. 일본 전체가 순순히 자신의 조치를 받아 들인다 할지라도 그것으로 안심하거나 지쳐버려도 될 때가 아니었다. 혼노사本能寺에 갈 무렵의 노부나가의 방심과 조선 침략 때 강화가 성립될 것으로 믿었던 히데요시의 안도감 등이 바로 그 좋은 예였다.

 

"포섭되지 않는 자는 대체로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어. 상당한 능력을 가졌으면서도 다른 사람과 화목하지 못하는 편협한 사람. 다음에는 전혀 기량이 없은 무능한 사람. 그리고 보통 기량은 가지고 있으나 지나치게 의리를 지키고 처세에 서투른 고지식한 사람일세."

 

"그대도 그런 경험이 있는지 모르겠네만, 강한 부하를 가지면 싸움을 해보고 싶은 것일세."

"황금도 똑 같아. 가지고 있으면 써보고 싶어지겠지. 그리고 그 용도에 만족하면 황금은 이런 데 쓰인다고 납득하게 되겠지."  

 

시대를 만드는 자는 결코 '힘의 배치'만으로 시름을 놓아서는 안된다.

 

"사람의 마음에 입정立正이란 큰 소원이 없다면 사람도 가신도 재물도 황금도 반드시 언젠가는 그 주인에게 반역한다고."

 

"인간이란 말이다. 토끼를 잡는 데도 전력을 다하는 사자의 마음 가짐을 자칫 잊어버리기가 쉬워."

"이를 잊는다면 단 하루도 주인자리에 앉을 수 없어......몇 만, 몇 십만의 가신이 있다해도 그들 각자와 항상 먹느냐 먹히느냐의 대결을 하게 돼. 이 쪽에 조금이라도 틈이 생기면 당장 신뢰를 잃고 멸시를 받게 되는 것이야."

 

분명 인생에는 어떻게도 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은둔자가 된다면 인간세계에 무슨 진보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어떤 곤란과 나쁜 인연에도 반드시 그에 따르는 원인이 있다. 그 뿌리를 끊는 각오가 용기이고, 그 용기를 가진 자 만이 다음에 착한 일을 쌓아 곤란을 이길 수 있다......"

 

"일단 불이 붙으면 남만파와 홍모파 분열 뿐만 아니라, 천주교와 불교의 골치 아픈 싸움이 될지도 몰라. 종교가 개입하면 얼마나 까다로운가는 노부나가 공의 후반 생이 잘 말해주고 있어. 그의 반생은 거의 잇코 신도와의 싸움이었어."

 

"인생이란 사소한 방심으로 뜻하지 않은 불화를 가져 오는 것......만일 어떤 기회에 시어머님의 것보다 며느리의 북이 뛰어난 소리를......그렇게 되면 시샘을 받지요. 그래서......조사해 생모님의 북보다 약간 못한 것을 만들었지요."

 

인간의 가엾음이나 슬픔은 실은 한 발 깊게 밟아 들어가면 남이나 자기나 한 가지......

 

"제후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적당히 화를 내게 하고, 이것이 만약 커다란 종기가 되었을 때는 차례로 터뜨려 고름을 짜낸다......."

 

2010. 5. 4 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