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나라 궁정에서 일한 어느 국수(國手)가 1330년에 저술한 궁정 요리책이었던 음선정요(飮膳正要)가 있는데, 이 책은 중국에 현재 남아있는 음식물을 논한 가장 오래된 책이며, 음식물은 본시 양생(養生)의 문제라고하여 서론에 다음과 같은 주의를 하고 있다.
스스스로의 건강을 잘 유지하고자 생각하는 사람은 절도 있게 소식을 하고, 근심되는 일을 없애고, 욕망을 줄이고, 감정을 누리고, 체력을 헛되어 소모하지 않도록 마음을 쓰고, 말을 적게
하고, 성패를 가벼이 여기며, 슬픔과 고통을 대수롭지 않게 알고 어리석은 야망을 버리며, 호오(好惡)의 염(念)을 피하고, 시력과 청각을 진정시키고, 내장의 섭생에 충실해야 하느니라.
정신을 몹시 쓰고, 영혼을 괴롭히는 일이 없다면, 어찌 병에 걸릴 까닭이 있을까 보냐. 그런고로 심신을 기르고자 하는 이는 허기진 것을 느꼈을 때에만 먹고 결코 배가 부르도록 먹어서는
안 되느니라. 또한 목마름을 느꼈을 때만 마시고 더욱이 만복 상태가 되게 마셔서는 안 되느니라. 오랜 사이를 두고 조금씩 먹어야 하며, 너무 많은 분량을 쉴새없이 먹어서는 안 되느니
라. 배가 불렀을 때도 약간 허기진 느낌을 갖고 배고플 때에 약간 만복을 느끼도록 해야 하느니라. 배부르게 먹음은 폐를 상하게 하고, 공복은 정력의 활동을 해치는 것이니라.
이렇기 때문에 중국의 모든 요리책에서처럼 이 요리책도 마치 약국 처방과 같은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약과 음식물을 적당히 혼동하고 있는 데 대해서 중국인들에게 축하의 뜻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
-생활의 발견(린위탕) 중에서-
허기진 것을 느꼈을 때에만 먹고, 결코 배가 부르도록 먹어서는 안되느니라. 소식(小食)이 건강관리에는 필수 요건인 것 같다. 공복과 만복 사의의 중용을 유지하는 능력..... 새해에는 소식을 실천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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