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거기서 그것과 하나 되시게(The miracle of mindfulness by Thich Naht Hanh)

 

24. 거기서 그것과 하나 되시게(The miracle of mindfulness by Thich Naht Hanh)

틱낫한, 나무심는 사람, 2002

이번에는 mindfulness가 ‘마음모음’으로 번역되었다.

  언제나 눈길을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세요. 어떤 상황이 전개되든 능력 있고 지혜롭게 처리할 수 있도록 늘 깨어 있으십시오. 이것이 ‘마음모음’입니다. 하고 있는 일에 주의력을 집중하여 최선의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마음모음’이 서로 달라야 할 까닭이 없지요.

  “그대는 설거지를 하면서, 설거지를 마치고 마실 차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얼른 설거지를 끝내고 자리에 앉아 차 마실 궁리를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대가 설거지를 하고 있는 동안 제대로 자기 삶을 살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할 따름이다. 설거지를 할 때에는 설거지가 그대 일생에 가장 중요한 일이어야 한다. 차를 마실 때에는 차 마시는 일이, 똥을 눌 때에는 똥을 누는 일이 그대 일생에 가장 중요한 일이 되게 하여라”

  마음모아 사는 하루

  - 적어도 반시간 쯤 목욕을 하십시오. 목욕을 마쳤을 때 몸이 가벼워지고 신선해졌다는 느낌이 들도록 천천히 마음을 모아서 몸을 씻으세요. 그런 다음 그릇을 닦는다든가 책꽂이의 책들을 정리하는 따위 집안일을 하는데, 무슨 일을 하든지 천천히, 평안하게 마음을 모아 하십시오. 일을 해치우려고 하지마세요. 일을 즐기면서 하다가 되세요.

  지금 이 순간을 사십시오. 지금 이 순간만이 삶입니다. 미래에 붙잡혀 있지 마세요.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해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떤 일이 어떻게 시작할까. 어떻게 마칠까. 생각하지 마세요.

  조약돌

  - 결가부좌나 반가부좌로 앉을 경우에는 베게로 엉덩이를 받쳐 양쪽 무릎이 바닥에 닿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자세로 신체의 세부분이 바닥에 닿으면 매우 안정된 자세를 이룰 수 있지요.

  등을 바로 세우십시오. 아주 중요합니다. 목과 머리를 척추와 일직선을 이루어 곧추세우되 딱딱하게 나무토막 같아서는 안 됩니다. 시선은 1m 쯤 앞 바닥에 고정시키세요. 할 수 있거든 반쯤 웃으십시오. 

  이제 호흡을 따라가면서 온몸의 근육을 풀어줍니다. 등뼈를 곧추세우고 호흡을 따라가는데 의식을 집중하세요. 다른 모든 것은 그냥 두십시오. 모든 것을 놓아버리는 겁니다. 무슨 걱정거리로 굳어진 얼굴 근육을 풀고 싶거든 살짝 웃어보세요. 미소를 머금으면 모든 얼굴 근육이 풀어지기 시작하지요. 미소를 오래 머금을수록 좋습니다. 그게 바로 우리가 부처님 얼굴에서 보는 그 웃음입니다.

  왼손바닥을 위로하여 오른손 바닥에 놓으십시오. 손, 손가락, 팔, 다리의 모든 근육을 쉬게 하세요. 모든 것을 놓아버리는 겁니다. 강江 바닥은 꼼짝없이 그대로 있는데 물살따라 흐르는 수초(水草)처럼 되십시오.

  그대의 숨결과 가벼운 웃음 말고는 아무것도 붙잡지 마세요. 그 사이에 온전한 휴식을 취하는데는 두 가지 기술, 즉 지켜보기와 내보려두기가 필요합니다. 옴몸의 근육을 풀어주세요. 그렇게 15분 쯤 지나면 평안과 기쁨으로 가득 찬 깊은 고요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이 고요와 평화를 유지하십시오.

  ‘죽을 줄 모르는 사람은 살줄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죽음은 삶의 한 부분이니까요.’

「사유는 명상의 수단이지 철학적 이론의 바탕이 아닙니다. 사람이 개념들의 체계에만 매달리면 궁지에 몰리게 돼 있어요. 상호의존성에 대한 명상은 철학적 견해나 명상의 방법들에 사로잡히지 않고, 실제 속으로 들어가 그것과 하나 되도록 우리를 돕습니다. 뗏목은 강을 건너는데 쓰는 물건이지 어깨에 메고 가라고 만들어진 게 아닙니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은 달이 아니란 말입니다.」

  ‘지금 이 순간이 우리가 쓸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당신 앞에 있는 사람입니다. 가장 중요한 일은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2004. 12. 14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