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647

590. 부활1,2, 톨스토이, 민음사, 2005.

590. 부활1,2, 톨스토이, 민음사, 2005. 몇 십만의 인간이 한 곳에 모여 자그마한 땅을 불모지로 만들려고 갖은 애를 썼어도, 그 땅에 아무것도 자라지 못하게 온통 돌을 깔아버렸어도, 그 곳에 싹트는 풀을 모두 뽑아 없앴어도, 검은 석탄과 석유로 그을려 놓았어도, 나무를 베어 쓰러뜨리고 동물과 새들을 모두 쫒아냈어도, 봄은 역시 이 곳 도시에도 찾아들었다. 따스한 태양의 입김은 뿌리 채 뽑힌 곳이 아니라면 어디에서고 만물을 소생시켜, 가로수 길의 잔디밭은 물론 도로의 포석 틈새에서도 푸른 봄 빛의 싹이 돋고, 자작나무와 포플러와 구름나무도 봄 내음 풍기는 촉촉하고 윤기 나는 잎을 내밀고, 피나무도 이제 막 싹을 틔우고 있었다. 둥우리를 만들기에 바쁜 떼까마귀와 참새와 비둘기는 새 봄을 맞아 아주..

책읽기 2020.06.22

589. 퇴사하겠습니다. 아나가키 에미코, 엘리, 2017.

589. 퇴사하겠습니다. 아나가키 에미코, 엘리, 2017. 2018년 9월1일. 다시 독서록을 쓴다. 책을 읽는다는 자랑이 교만이 되고, 부장 때의 열정은 지회장으로의 거만으로 비쳐지는 건 아닌지 걱정되는 시기에 다시 펜을 든다. 아내가 추천해준 '퇴사하겠습니다', 공감이 많이 가는 책이다. 50세 골드미스인 저자는 아사히 신문사를 박차고 나와 혼자인 삶을 선택한다. 회사에서의 여러가지 힘들고 어려운 경쟁, 차별과 제외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는데 공감가는 내용이 많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내게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좀 더 노력해는 수 밖에 달리 방도가 없었습니다. 아니 노력하고 또 노력해도 그 결과 다시 '제외'되는 일이 끊임없이 반복된다면, 내 정신이 그걸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

책읽기 2020.06.19

588. 안나 까레니나, 톨스토이, 범우사, 2005.

588. 안나 까레니나, 톨스토이, 범우사, 2005. 그 유명한 구절, "모든 행복한 가정은 서로가 엇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제각기 나름대로의 불행을 안고 있다." 스테판 아르카지치 오블론스키 공작, 스치바(안나의 오빠) 돌리(스치바의 아내) 브론스키 레빈 키치 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안나의 남편) 세상에는 만사에 행운을 지닌 자기 경쟁자를 대하게 되면 곧잘 상대방의 모든 장점은 무시해버리고 다만 결점만을 보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반대로 그 행운을 지닌 경쟁자 속에서 무엇보다도 자신을 패배시킨 승리의 특질을 발견하고자 심한 마음의 아픔을 느끼면서도 상대방의 좋은 점만을 찾으려는 그런 사람들도 있다. 레빈은 후자에 속하는 사람이었다. 안나가 웃으면 그 미소가 곧 그에게로 옮겨갔으며 안나가 생각에 ..

책읽기 2020.06.19

587. 유년시절, 톨스토이, 인디북, 2003.

587. 유년시절, 톨스토이, 인디북, 2003. '난 언제쯤이면 어른이 되어 공부를 그만두고 이런 회화에 매달리지 않으며,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앉아 있게 될까?' 엄마의 얼굴은 평소에도 무척 아름다웠지만, 미소를 지을 때면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만큼 아름다워서 주위의 모든 것이 유쾌해지는 듯 했다. 만약 삶의 고통스런 순간순간에 비록 아주 짧은 시간일지라도, 그 미소를 볼 수 있었다면 나는 슬픔이 무엇인지도 몰랐을 것이다. 나는 얼굴의 아름다움이란, 바로 미소 속에 있다고 생각한다. 미소가 얼굴에 아름다움을 더해주면 그 얼굴은 무엇보다 아름답다. 하지만 미소가 얼굴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면 그 얼굴은 그저 평범할 뿐이다. 또한 미소가 얼굴을 버린다면 그 얼굴은 추한 것이다. "모든 악덕 중에서 ..

책읽기 2020.06.18

586. 미앙생(未央生), 상,중,하, 이어, 평역 강영수, 까치,1992.

586. 미앙생(未央生), 상,중,하, 이어, 평역 강영수, 까치,1992. 「未央生 」은 원제가 「육포단(六蒲團) 」이다. 학사인 이어(李魚)가 당시의 시대 상황을 비판하기 위해 썼다는 육포단은 원(元)나라가 후기로 들어서는 1300년대 초반, 우리나라와 위도가 비슷한 중국의 산서성(山西省)을 중심 무대로 삼아 괴걸스러운 인물 미앙생을 등장시켜 호색과 파멸, 그리고 불문(佛門)에의 귀의로 연결고리를 짓고 있다. "이보게, 운이란건 말이야, 서서히 기다리는 것이야. 무엇이든 서둘러서 잘 된 일은 없거든, 안 그런가?"

책읽기 2020.06.18

585. 악령 上,下, 도스토예프스키, 범우사, 1991.

585. 악령 上,下, 도스토예프스키, 범우사, 1991. "기만이 죽음을 당할 것입니다. 누구든 최고의 자유를 원하는 사람은 반드시 자살할만 한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자살할 용기를 가진 사람은 기만의 비밀을 파악한 사람입니다. 그 이상의 자유는 없습니다. 그 속에 모든 것이 있습니다. 그 이상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자살할 용기가 있는 사람은 이제 신이 된 겁니다. 신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현재 상태에서는 누구나 할 수 있지요. 그러나 아직까지는 아무도 한 사람이 없습니다." "공포를 죽이기 위하여 자살한 사람만이 비로소 신이 되는 것입니다." "사람이란 자기의 고결한 마음 하나 때문에 정말 죽을 수 있는 것일까요? ...... 만일 그렇지 못하다면, 입을 다물라. 소망 잃은 심장이여" (꾸꼴리니크의 ..

책읽기 2020.06.18

583. 백치(Idiot),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 열린책들,2009

583. 백치(Idiot),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 열린책들,2009 도스토예프스키의 옳고 그름은 객관적 의미에서 사실들에 의해 정의되지 않고 있다. 사람들은 어떤 사실이건간에 그들의 가슴이 옳다고 판단하면 옳다고 여긴다. 그리고 그들의 가슴이 거부할 때는 옳지 않다고 느낀다. 레프 니콜라예비치 미쉬낀은 20대 중반이 살짝 넘은 젊은 공작이다. 하지만 그는 재산도 없는 몰락한 귀족의 후예이며 간질이라는 지병을 가지고 있다. 그는 유럽에서 러시아의 상뜨 빼쩨르부르그로 오는 기차 안에 있다. 그의 맞은 편에 역시 같은 또래에 다부져보이는 빠르펜 로고진이 앉아 있다. 로고진은 소문난 노랑이 재산가인 아버지의 돈의 일부를 가지고 허락도 없이 절세 미녀 나스따시야 필리뽀브나 바라쉬꼬바에게 다이아몬드를..

책읽기 2020.06.18

582. 약에게 살해 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 곤도 마코토, 더난출판, 2015.

582. 약에게 살해 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 곤도 마코토, 더난출판, 2015. 약에게 살해 당하지 않는 세 가지 마음가짐 1. 진단을 잊는다. 2. 검사를 받지 않는다. 3. 의사를 멀리한다. 이스라엘, 콜롬비아, 미국 로스엔젤레스 등 해외에서는 '의사의 파업으로 구급의료만 가동했더니 사망률이 낮아졌다.'고 보도된 바 있다. 그러나 아직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비싼 돈을 들여 쓸모없는 검사를 하고, 무의미한 수술이나 약으로 괴로워하며,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수명을 줄이고 있다. 독약이란 체중 1kg당 20mg 이하 분량을 포유류에게 주사했을 때 사망율이 50%가 넘는 약이다. 극약이란 200mg 이하에서 50% 이상이 죽는 약이다. 항암제 대부분은 독약으로 지정되어 있다. 온몸에 독성이 강한 농..

책읽기 2020.06.17

581. 자연, 랄프 왈도 에머슨, 은행나무, 2014.

581. 자연, 랄프 왈도 에머슨, 은행나무, 2014. 차례 자연 자립 보상 경험 운명 사실 자연을 볼 수 있는 어른들은 매우 적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태양을 보지 않는다. 기껏해야 그들은 극히 피상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태양은 단지 어른의 눈을 비출 뿐이지만, 아이의 경우 눈과 마음 속까지 비춘다.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은 내부와 외부의 감각들이 진실로 서로 순응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바람과 파도는 언제나 가장 유능한 항해사의 편이다." - 에드워드 기번 - 인간은 유추하는 자이고, 모든 대상에 있어서 관계를 연구하는 법이다. 그는 존재들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고, 한 줄기 관계의 빛이 다른 존재들로부터 그에게 전해진다. 이러한 대상들 없이 인간이 이해될 수 없고 또한 이러한 대상들도 인간 없이는 이..

책읽기 2020.05.15